현대차, 하이브리드 차량 전 라인업 확대…전기차 캐즘 속 하이브리드 의존도 ↑

  •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공개…연비·출력 등 전반적 성능 끌어올려

  • 준중형·중형에 집중됐던 하이브리드 차종 소형·대형으로도 전방위 확대

  •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 나선 기아 이어 현대차·제네시스도 하이브리드 집중

  • 전기차 캐즘으로 전환 늦어지면서 중간점인 하이브리드차 비중 확대하는듯

현대차가 지난 1월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메종 디탈리에서 플래그십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팰리세이드 완전 변경 모델 디 올 뉴 팰리세이드를 공개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차가 지난 1월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메종 디탈리에서 플래그십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팰리세이드 완전 변경 모델 '디 올 뉴 팰리세이드'를 공개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자동차그룹이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기존 3종에서 5종으로 늘린다. 이를 바탕으로 기존 준중형·중형차 종류에만 출시됐던 하이브리드 차량을 소형·대형·럭셔리 등 전 라인업으로 확대한다. 전기차로의 전환이 늦어지는 상황에서 기존 엔진과 전기모터를 모두 갖춘 하이브리드차의 비중을 늘리는 행보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0일 열린 미디어 대상 테크데이에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공개했다. 보다 개선된 시스템을 토대로, 현대차그룹의 다양한 엔진 라인업과 결합돼 100마력 초반부터 300마력 중반까지 시스템 출력 커버리지를 갖춰 하이브리드차를 보다 폭넓게 적용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앞으로 현대차와 기아의 하이브리드 차량 라인업이 더욱 다변화될 전망이다.

강동훈 현대자동차 제품기획팀 파트장은 "현재는 3종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통해 아반떼부터 카니발까지 대응을 하고 있는데, 그간 소형 차종이나 300마력 이상 출력이 요구되는 대형 차량에 대한 지원은 미흡했다"며 "특히 팰리세이드와 같은 대형 SUV나 제네시스 브랜드 등 대형 차들의 중요도가 지속 확대되고 있어서 이들에 대한 하이브리드 확대 요구가 늘어나고 있으며 이에 최적화된 하이브리드를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달 출시되는 팰리세이드의 하이브리드 차종에는 개선된 시스템이 적용된 '2.5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이 탑재된다.
 
사진윤선훈 기자
한동희 현대자동차 전동화개발담당 부사장이 10일 서울 중구 크레스트72에서 열린 미디어 대상 테크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윤선훈 기자]
현대차가 이날 선보인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기존 하나의 모터만을 내장했던 변속기 내장 모터를 두 개로 늘린 것이 특징이다. 구체적으로 구동과 회생제동을 담당하는 P2(구동 모터) 외에도 시동·발전, 구동력 보조 기능을 수행하는 신규 모터인 P1을 변속기 안에 배치해 엔진과 직접 연결시킨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기존 대비 연비를 최대 4.3% 개선했고, 시스템 출력도 300PS 이상 확보해 가속 성능과 응답성도 높였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시스템 변속기의 허용 토크(엔진 성능 수치)도 약 25% 늘렸다.

기존 시스템에 비해 새로운 모터가 추가됐고 허용 토크도 높아지면서 전반적인 부품 크기도 커질 수 있었지만, 현대차는 모터·댐퍼·변속기 등의 패키징 기술을 최적화해 크기가 지나치게 커지는 것을 방지했다. 단위부피당 출력 밀도를 약 21%, 토크 밀도를 7% 늘렸다. 이에 전체적인 변속기 부피를 줄여 준중형·중형을 넘어 여러 차종에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는 확장성을 확보했다. 회사 관계자는 "대형 SUV에 탑재되는 2.5 터보 하이브리드 기준으로 동급의 가솔린 모델 대비 연비는 약 45%, 최고 출력과 최대 토크는 각각 약 19%, 9% 높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이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내세우는 것은 최근 그룹 차원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 판매량을 확대하는 기조와 맞물린 것으로 해석된다. 기아는 지난 9일 열린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전기차와 함께 하이브리드차의 판매를 확대하겠다고 공언했다. 구체적으로 올해 57만3000대에서 2030년 107만4000대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러한 기조는 현대차와 제네시스 브랜드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실제 이날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로도 하이브리드 차량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친환경 차량의 대표 주자로는 전기차가 꼽혔으나,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로의 전환 속도가 예상보다 느리게 진행되면서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넘어가는 중간 단계인 하이브리드차의 비중을 더욱 늘리는 추세다. 강동훈 파트장은 행사 후 기자와 만나 "파워트레인을 연구하는 입장에서 전기차 캐즘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는 없다"며 "전기차로 가는 궁극적 목표가 바뀐 적은 없지만 과도기를 얼마나 잘 대응하느냐가 중요하기에 다양한 전략을 가져가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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