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차전지 믹싱 시스템 전문기업 윤성에프앤씨가 최대 5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설비 증설에 쓴다면 SK온과 포드 합작법인인 블루오벌SK에 장비 공급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윤성에프앤씨는 400억~500억원 규모의 1회차 무보증 사모 CB를 발행한다.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이번 CB는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이 모두 0%로 설계돼 발행사는 5년 만기 동안 이자 부담 없이 운영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투자자 보호와 발행사의 자금 운용 유연성을 고려해 콜옵션과 풋옵션 조항도 포함됐다. 발행 후 12개월이 경과한 시점부터 1년 간 발행사가 매달 CB를 취득할 수 있는 콜옵션을, 발행 24개월 후부터는 투자자가 원금 전부 또는 일부를 되돌려 받을 수 있는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도록 설계돼 투자자와 회사 양측의 리스크를 분산했다.
IB업계에서는 이차전지 업종 내에서 재무건전성이 뛰어난 윤성에프앤씨가 자금 조달을 추진하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윤성에프앤씨는 지난해 부채 1036억원, 자본 1972억원으로 부채비율이 52.53%에 그쳤다.
부채비율은 재무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로 통상적으로 200% 미만이면 재무건전성이 양호하고, 400% 이상이면 회사 존립이 위태로운 신호로 여겨진다.
일각에선 이차전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윤성에프앤씨가 생산능력 확대를 통해 중장기 성장 기회를 미리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국내 이차전지 믹싱 장비 시장은 티에스아이와 제일엠앤에스, 윤성에프앤씨 등 3개 업체가 주도하고 있다. 티에스아이와 제일엠앤에스가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고 윤성에프앤씨는 블루오벌SK 배터리 공장에 믹싱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이차전지 믹싱 공정은 배터리 생산 과정 중 전극을 만드는 전극 공정의 첫 단계로, 양극과 음극 제조에 필요한 활물질과 용매 등 원자재를 정확히 계량해 혼합하는 과정이다.
윤성에프앤씨 관계자는 전환사채 발행 배경에 대해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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