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지정 이후 상승폭이 줄긴 했지만 재건축이 본격 궤도에 오르면서 집주인들이 호가를 1억~2억씩 올려 매물을 내놓는 분위기예요." (은마아파트 단지 인근 공인중개업소 대표 A씨)
재건축 대어로 불리는 강남 은마아파트의 정비계획 변경안이 공개됐다. 18일 공람을 시작한 정비계획 변경안에 따르면 은마아파트는 기존 14층 4424가구의 노후 아파트 단지에서 지하 4층~지상 49층, 5962가구 규모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이미 시장에서는 본궤도에 오르게 될 재건축 사업 기대에 공람 이전부터 매매가격이 신고가를 기록하고 호가도 치솟았다.
2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10층)는 이달 5일 31억원에 손바뀜되면서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1일에는 전용면적 84㎡(5층)가 35억5000만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공인중개사 A씨는 "올들어 재건축 소식에 가격이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다가 토지거래허가제 해제 이후 강남권 집값이 급등하면서 최고가를 경신했다"고 말했다.
특히 재건축 사업이 본궤도에 접어들게 되면서 집값 상승의 기대감도 높아진 분위기다. 강남 재건축 상징으로 꼽히는 은마아파트는 1996년부터 재건축 논의를 시작했다. 당시 안전진단과 정부 규제, 조합 내분 등의 요인으로 오랜 기간 사업이 진행되지 못하다가 2023년 조합설립인가를 받으며 사업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은마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정비계획 변경안 공람 개시 후 오는 30일 주민설명회를 거쳐 오는 7~8월께 정비계획변경 및 건축심의에 대한 통합심의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연내 사업시행인가를 획득한다는 계획이다.

재건축 기대감은 호가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전용면적 76㎡는 32억5000만~33억원에, 전용 84㎡는 36억~36억5000만원에 호가가 형성돼 매매 최고가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이는 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적은 영향도 있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은마아파트는 4400가구에 육박하지만 매매 물건은 150건 안팎에 그친다. 조합원 지위 승계 조건을 충족한 가구가 적기 때문이다. 조합이 설립된 은마아파트는 투기과열지구에 해당돼 10년 보유·5년 거주·1주택 가구만 조합원 지위를 양도할 수 있다.
한편 아파트 조합과 상가 간 갈등 요소가 있어 재건축 추진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이번 정비 계획안을 보면 상가 위치에 대한 내용이 불분명하다"며 "추진위와 합의한 내용과 다르게 상가 위치가 정해진다면 조합과 상가 간 갈등으로 번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23년 은마상가재건축협의회는 조합 설립을 앞두고 상가 협약 과정에서 현재 상가와 동일한 위치로 재건축 해줄 것을 요구했다. 당시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는 상가 위치를 지하철 3호선 대치역과 인접한 현재 위치로 합의하면서 조합과 상가 간 갈등이 봉합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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