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 NH투자증권과 '퇴직연금' 상품 개발…ETF 다양화 무게

  • 새 퇴직연금 개발 논의 시작…은행 IRP, ETF 종류 부족해

퇴직연금 관련 참고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퇴직연금 관련 참고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NH농협은행이 NH투자증권과 협업해 퇴직연금 시장 공략에 나선다. 지난해부터 퇴직연금 실물 이전 제도로 금융사 간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차별화를 꾀하려는 전략이다. 은행의 개인형퇴직연금(IRP)을 통해 투자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을 보다 다양화하는 데 상품 개발의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이달 들어 NH투자증권과 새로운 퇴직연금 상품을 개발하기 위한 검토에 들어갔다.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시니어가 금융사의 핵심 고객으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이와 관련해 다양한 사업 부문에서 신상품을 검토한다는 취지다.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진 않았지만 은행 IRP를 통해 투자할 수 있는 ETF의 다양화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대비 은행은 IRP로 투자할 수 있는 ETF 상품이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그간 은행은 예금 가입을, 증권사는 다양한 투자상품을 장점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10월부터 퇴직연금 실물 이전 제도가 시행되며 은행 사이에선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퇴직연금 가입자가 기존 계좌를 해지하지 않아도 원하는 투자 상품이 있거나 수익률이 더 좋은 금융사로 언제든 자산을 쉽게 옮길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그간 다양한 투자 상품을 이유로 증권사로 옮기고 싶었던 은행 가입자에게 갈아탈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은행 입장에선 증권사로 옮기려는 가입자를 막기 위해선 ETF 같은 상품 종류를 늘려야 할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이러한 경쟁이 심화하면 금융 소비자는 은행 IRP에서 예금을 가입하는 동시에 투자 상품 선택의 폭이 넓어질 수 있게 된다.
 
실제 퇴직연금 실물 이전 제도 시행 이후 올해 1월 말까지 은행에서 증권사로 이동한 적립금 규모는 6491억원에 달한다. 해당 기간 실물 이전 서비스로 증권사는 퇴직연금 적립금이 4051억원 순증한 반면 은행은 4611억원 순유출을 기록했다. 은행들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이유다.
 
이에 NH농협은행은 ETF 종류를 늘리는 방향으로 NH투자증권과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ETF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지난 2월 국내 은행 중 최초로 미국 양자컴퓨팅 관련 ETF를 퇴직연금 가입자가 거래할 수 있도록 상품에 추가했다. 이는 키움증권의 ‘키움 미국양자컴퓨팅’ ETF다.
 
금융권 관계자는 “비이자이익을 늘려야 하는 은행엔 퇴직연금은 주요한 사업 중 하나”라며 “한번 가입하면 잘 옮기지 않는 퇴직연금 가입자 특성상 자산 확보 측면에서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