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삼양식품 제품. [사진=연합뉴스]
삼양식품이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해 미국의 상호관세 등 글로벌 시장 대응에 나선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이 그룹 지주사 삼양라운드스퀘어(옛 삼양식품그룹)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지난 2023년 9월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뒤 1년 7개월 만이다.
김 부회장은 이달 삼양라운드스퀘어 대표직을 내려놓지만, 장남인 전병우 삼양식품 상무와 사내이사로 남아 이사회에 참여한다. 또 기존 삼양식품 대표이사직은 유지한다.
삼양라운드스퀘어 새 대표는 장석훈 삼양식품 경영지원본부장이 맡는다. 1978년생인 장 대표는 서울대 경제학부를 졸업한 뒤 삼일회계법인 공인회계사, 위메프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한 재무 전문가다.
장 대표는 지난 2023년 삼양식품에 합류해 경영지원본부장과 사내이사를 맡았다. 장 대표는 재무·경영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삼양식품과 삼양라운드스퀘어의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양라운드스퀘어 관계자는 "올해 삼양식품은 밀양 2공장 완공, 해외 사업 확장, 관세 이슈 등 중요한 시기인 만큼 김 부회장은 사업적인 부분에 주력하고 지주사는 전문 경영인 체제로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대표이사 변경으로 전문화된 역할 분담을 해 사업을 발전시키겠다는 뜻이다.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인디오에서 열린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 불닭 부스에서 체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한국에 상호관세 25% 부과를 예고한 이후 김 부회장은 올해 첫 글로벌 현장경영으로 이달 11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했다. 김 부회장은 캘리포니아 인디오에서 열린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에서 불닭 부스를 둘러보며 운영 현황을 점검했다.
삼양식품은 수출 주력 제품인 불닭볶음면을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관세 부과가 현실화하면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김 부회장이 현지 상황에 촉각을 세우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부회장은 삼양식품 창업자인 전중윤 명예회장의 며느리이자 오너가 2세 전인장 전 회장 배우자다. 그는 결혼 후 평범한 가정주부였으나 삼양식품이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 부도를 맞자 삼양식품에 입사했다. 이후 2017년 삼양식품 총괄사장에 이어 2021년부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위원장 및 해외영업본부장을 맡아왔다.
특히 김 부회장은 K-라면 수출을 이끈 불닭볶음면 개발을 주도해 삼양식품을 연매출 1조7000억원 규모의 수출기업으로 키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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