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취업보다 삶을 찾는 여정"…서대문구, 청년도전 지원사업 눈길

  • 구직단념청년, 은둔·고립청년의 사회 진입 도와

  • '일' 아닌 '무엇을 원하는지' 자기이해부터 시작

  • 길어진 취준에 '자신감·경제적 부담' 둘 다 해결

서대문구 청년도전 지원사업에 참여한 청년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  사진서대문구
서대문구 '청년도전 지원사업'에 참여한 청년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 [사진=서대문구]


“청년도전 지원사업은 저에게 ‘내가 무엇을 해야 즐겁게 살 수 있을지’를 찾게 해줬어요. 참여자분들도 ‘직업’이 아닌 ‘삶’을 찾으러 오셨으면 좋겠어요.”(최유진·30)

지난해 서대문구 청년도전 지원사업을 수료한 최씨는 23일 이렇게 말했다. 한때 프리랜서 강사로 활동했던 최씨는 6개월 이상 강의 없이 쉬는 시간을 보내며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수년간 열정적으로 해왔던 일을 그만두고 새로운 직업을 찾겠다고 마음먹었지만 앞이 막막했다. 그때 청년도전 지원사업은 최씨에게 새 삶을 설계할 기회를 열어줬다.

청년도전 지원사업은 6개월 이상 취업·교육·직업훈련 이력이 없는 ‘구직단념청년’ ‘은둔·고립청년’ 등을 주 대상으로 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사회관계에 대한 두려움, 직장 내 트라우마 등으로 구직을 포기한 청년들이 마음 놓고 사회로 한발 내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이 사업의 취지다.

지난해 사업에 참여한 90명 중 19명이 취업에 성공했으며 2명은 창업, 47명은 국민취업지원제도, 일경험 등 취업지원 연계로 이어졌다. 최씨도 수료 후 청년도전 지원사업 운영기관인 뉴팀즈에서 사업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다. 최씨는 “사업에 참여한 덕분에 다른 직무로 넘어오는 데 대한 두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취업도전 지원사업은 단순 취업 프로그램과 달리 각 참여자가 ‘일’이 아닌 ‘무엇을 원하는지’를 탐색하는 데 초점을 둔다. 이를 위해 밀착상담, 사례관리, 자신감 회복, 진로탐색, 취업역량 강화, 네트워킹 프로그램 등을 다양하게 운영한다.

또 참여자 상황에 맞춰 단기, 중기, 장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오랜 구직 단념으로 자신감 회복이 우선인 참여자는 장기 프로그램을 통해 자기이해부터 자신감 회복을 위한 취미활동, 챌린지 등을 경험토록 한다. 자신감을 회복한 뒤 사회에 나가기 위한 진로탐색 과정을 거치고 취업역량도 강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반면 자기소개서, 이력서 작성법 등 취업에 필요한 기술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참여자는 단기 프로그램을 통해 취업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한다.

아울러 매주 8시간씩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적게는 50만원에서 최대 350만원까지 수당도 지급돼 경제적 부담도 덜 수 있다. 해당 사업을 통해 자신감을 되찾고 올해 항공사 승무원으로 취직한 김유진씨(26)는 “취업 준비가 길어지면서 금전적인 문제도 발생하고 자신감도 낮아졌는데 이 두 가지를 보완할 수 있는 청년정책이 있다고 해서 참여했다”며 “운동, 감성코칭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심적 불안도 해소하고 여러 역량을 알 수 있게 돼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청년도전 지원사업 참여자는 상시 모집 중이다. 서대문구는 지난해보다 참여 인원을 33%가량 늘려 120명을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 밖에 상담, 컨설팅 등 후속 서비스를 함께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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