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문사 신중도 35년 만에 제자리로…"문화유산 귀환, 시대적 사명"

  •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고불식

예천 보문사 신중도 환수 고불식이 23일 서울  사진조계종
대한불교조계종은 23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예천 보문사 신중도 환수 고불식을 열었다. [사진=조계종]

1989년 도난당했던 예천 보문사 신중도가 35년 만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대한불교조계종은 23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고불식을 열고 1989년 도난됐던 ‘예천 보문사 신중도’의 환지본처를 부처님께 고했다.
 
보문사 신중도는 경내 극락보전에 봉안되어 있던 중 1989년 6월 5일 다른 불화들과 함께 도난당했다. 당시 함께 도난된 아미타불회도와 삼장보살도는 2014년 국내에서 환수되었으나 신중도의 행방은 알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지난 2023년 6월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이 미국 소재 한국문화유산에 대한 현황조사 과정에서 시카고대학의 스마트미술관에 보문사 신중도가 소장되어 있음을 최초로 확인했다.
 
이 사실을 확인한 후 대한불교조계종은 총무원장스님 명의로 2023년 8월과 12월 스마트미술관에 신중도가 한국에서 도난된 성보임을 알리고 반환을 요청하는 서신을 두 차례 발송했다. 이후 스마트미술관과 협의를 거쳐 작년 11월 19일(현지시간) 조건 없는 반환에 대한 합의를 완료하여 12월 말 환수를 완료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23일 열린 예천 보문사 신중도 환수 고불식에서 치사를 통해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23일 열린 예천 보문사 신중도 환수 고불식에서 치사를 통해 문화유산 귀환은 " 불교계와 문화계 나아가 전 국민이 함께 관심을 갖고 풀어나가야 할 공동의 과제이자 시대적 사명이다"라고 밝혔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이날 고불식에서 “신라 의상대사께서 창건하신 예천 보문사는 천년을 이어온 도량으로 수많은 불자의 신심을 키워온 성지”라며 “하지만 격동의 현대사를 지나며 귀중한 성보들이 유출되고 도난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고 말했다.
 
진우스님은 미국 시카고 스마트미술관이 신중도가 도난품임을 인지하고 조건 없는 반환을 결정한 점을 짚으며 "이러한 고귀한 결정은 앞으로 세계 각국에서 도난문화재 문제를 대하는 하나의 귀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직도 귀환하지 못한 수많은 도난 성보들이 세계 곳곳에 남아 있다”며 “불교계와 문화계 나아가 전 국민이 함께 관심을 갖고 풀어나가야 할 공동의 과제이자 시대적 사명이다”라고 덧붙였다.

최응천 국가유산청 청장은 “국가유산청은 2014년 대한불교조계종 및 경찰청 등과 '불교문화유산 도난예방 및 회수를 위한 협약'을 맺고 도난 문화유산이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도록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며 “앞으로도 유관기관과 지속적으로 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원활한 환수를 위한 개선책과 제도를 다각도로 마련해 아직 알려지지 않은 많은 도난 문화유산이 다시 본래의 자리를 찾아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예천 보문사 신중도는 1767년 혜잠 스님이 그린 불화로, 좌우에 제석천과 위태천을 크게 그렸다. 현전하는 다른 신중도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구성으로 우수한 화풍과 구성의 희소성이 돋보인다. 신중도는 1989년 당시 함께 도난되었다가 환수된 아미타불회도, 삼장보살도와 같은 해 같은 화승에 의해 그려진 불화다. 삼장보살도는 환수 이후 그 독창적인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지정유산 보물로 지정되었으며, 신중도 역시 이에 준하는 가치를 가지고 있다.

한편, 조계종은 이번 고불식에서 스마트미술관의 소장품 가운데 예천 보문사 신중도를 최초 발견한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실태조사부 이민선 씨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23일 예천 보문사 신중도 환수 고불식에서 인사말씀을 통해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23일 예천 보문사 신중도 환수 고불식에서 "알려지지 않은 많은 도난 문화유산이 다시 본래의 자리를 찾아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조계종]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제3회 보훈신춘문예 기사뷰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