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매출 17조6391억원, 영업이익 7조4405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1.9%, 157.8% 증가했다. 분기 기준 역대 최고였던 지난해 4분기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 기준으로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삼성전자를 넘어섰다. 세계 D램 시장에서도 매출 기준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앞지르며 메모리 반도체 패자로 거듭나는 중이다.
김규현 SK하이닉스 D램마케팅담당은 "이번 1위 발표는 고수익 AI 메모리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전략을 실행하고, D램 기술 리더십을 입증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HBM 사업은 순항을 지속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AI 시장 성장에 따라 2024∼2028년 HBM 수요 성장률이 연평균 50%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내년 주력 제품이 될 HBM4는 대역폭 개선 효과가 커 지속적인 수요 증가를 예상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후속 제품인 HBM4 12단도 올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주요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한 상태다.
김기태 SK하이닉스 HBM 세일즈앤마케팅담당은 "2분기는 HBM3E 12단 매출 비중이 HBM3E 전체 매출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며 "HBM4(6세대) 역시 조기 양산을 위한 개발과 고객 인증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HBM 매출은 전년 대비 두 배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기세를 탄 SK하이닉스는 HBM 생산시설 확충으로 선두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용인 1기 팹은 1분기에 착공해 계획대로 2027년 2분기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청주 M15X도 4분기 오픈할 것"이라며 "미래 성장 기반을 적기에 준비해 운영의 탄력성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 33년 동안 지켜온 D램 시장 1위 자리를 내준 삼성전자는 HBM 시장에서 실기했음을 인정하고 HBM4부터 추격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앞서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은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AI 경쟁 시대에 HBM이 대표적인 부품인데 트렌드를 조금 늦게 읽는 바람에 초기 시장을 놓쳤다"며 "HBM4 등 차세대 HBM에서는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 계획대로 차근차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르면 2분기, 늦어도 하반기부터는 HBM3E 12단 제품이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 홀로 반도체 한파를 맞은 삼성전자는 1분기 기준 전사 영업이익이 6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15% 줄었다. 메모리 사업부 영업이익은 3조원대 초반 수준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오는 30일 사업부별 세부 실적을 발표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