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건전성 악화 현실화…'방어선' 무너지는 K-ICS비율

  • 금리 인하·규제 강화 등 영향…후순위채 발행도 '역부족'

사진챗GPT
[사진=챗GPT]
올해 1분기 주요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들의 핵심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K-ICS·킥스)비율이 일제히 하락했다. 시장금리가 하락세를 지속하고 금융당국의 해지율 관련 새 지침도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손해보험, KB라이프생명, 신한라이프 등 금융지주 계열 주요 보험사들의 지급여력비율은 182.1%, 242.5%, 188.3% 등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보다 각각 20.3%포인트, 61.3%포인트, 53.1%포인트 급락한 수치다.

직전 분기인 작년 말과 비교하더라도 KB손보 4.3%포인트, KB라이프 22.8%포인트, 신한라이프 18.5%포인트 등 대폭 하락했다. KB손보는 지난달 6000억원 규모로 후순위채를 발행하면서 9.86%포인트 정도(작년 3분기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 상승을 전망했다. 후순위채를 발행하지 않았다면 14%포인트 정도 지급여력비율 하락이 불가피했다고 짐작할 수 있다.

이들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은 여전히 금융당국 권고치(150%)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금융당국이 지급여력비율 권고치를 120~130%포인트 수준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을 고려하면 여유가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주요 보험사들이 200%를 ‘방어선’으로 여긴다는 점, 불과 1년 사이에 지급여력비율이 일제히 20~60%포인트씩 하락한 것은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보험업계의 지급여력비율 악화는 크게 시장금리 인하, 금융당국 규제 강화 등 영향으로 풀이된다. 2023년 보험업계에 도입된 새 회계기준(IFRS17)은 보험사들이 부채를 현재가치로 인식하도록 했다. 미래의 장부가치에 할인율 개념을 적용한 현재가치는 장부가보다 낮다. 그런데 시장금리 급락으로 할인율도 떨어지자 작년 대비 현재가치가 급격히 불어나면서 문제가 생겼다.

설상가상으로 금융당국이 무·저해지 보험 해지율을 현실화하라고 새로운 지침을 내리면서 지급여력비율은 더 나빠졌다. 해지율을 보수적으로 가정하면 미래에 지급해야 할 잠재보험금 규모가 줄어들지 않아 지급여력비율에 악영향을 미친다.

보험업계는 후순위채 등 자본성 증권 발행으로 지급여력비율 하락에 대응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한계가 있다. 금융당국도 ‘자본의 질’ 개념을 제시하면서 무분별한 자본성 증권 발행을 억제하고 나섰다. 특히 KB손보는 지주사 자본적정성 지표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후순위채 발행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런 KB손보가 후순위채를 발행했다는 점은 보험사들이 자본 확충에 상당히 애를 먹고 있다고 해석될 수 있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 안팎에서는 내달 줄줄이 실적발표를 앞둔 보험사들의 지급여력비율에 대해 벌써부터 우려하고 있다. 비교적 안정적인 자본 조달이 가능한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들도 지급여력비율이 대폭 악화한 만큼 다른 보험사들도 건전성 지표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들은 타사보다 실적을 한 박자 먼저 발표하는 만큼 흐름을 가늠하는 척도 역할을 한다”며 “다른 보험사들도 지표 악화가 불가피하지만 금융당국이 기본자본 킥스비율 개념을 제시한 만큼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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