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미·중 관세무역 전쟁 속에서도 사실상 기준 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6개월 연속 동결했다. 하지만 경기 하방 압력이 거세짐에 따라 2분기 추가 경기 부양책이 나올 것이란 시장 관측이 커졌다.
인민은행은 21일 일반 대출의 기준이 되는 1년물 LPR을 3.1%로, 주택담보대출 기준이 되는 5년물 LPR을 3.6%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인민은행은 지난해 10월 LPR을 인하한 후 6개월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지난해 10월 인민은행은 1년물 LPR은 3.35%에서 3.1%로, 5년물은 3.85%에서 3.6%로 인하한 바 있다.
중국에서 LPR은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한다. 1년물 LPR은 신용대출·기업대출 등 금리 산정 시 지표가 되며, 5년물 LPR은 주택담보대출 등 장기금리 산정 시 기준이 된다.
이는 앞서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결과이다. 앞서 로이터는 시장전문가 3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27명이 이달 1년물, 5년물 LPR 동결을 예상했다. 4명의 응답자만이 5년물 LPR이 10~15bp(1bp=0.01%포인트) 내려갈 것으로 관측했다. 시장에서는 은행 예금금리가 더 낮아져야 은행권 순이자 마진 압박이 완화돼 LPR이 더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5.4% 증가하며 예상치를 뛰어넘었지만, 2분기부터 미·중 간 관세전쟁 격화에 따른 충격파가 중국 경제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 초 취임 이후 현재까지 중국산 수입품에 20%(10%+10%)의 펜타닐 보편관세에 125%의 상호관세를 합해 총 14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중국 역시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이달 12일부터 대미 관세율을 125%까지 끌어올리면서 양국 간 관세전쟁은 나날이 격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1분기 경기부양책 '실탄'을 아낀 중국이 2분기부터 미국발 관세 영향을 완화하고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일부 통화완화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고 있다.
루팅 노무라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에 중국이 2분기 은행권 지급준비율(지준율)을 50bp(1bp=0.01%포인트) 인하하고, LPR을 15bp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지준율을 낮추면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예치해야 할 돈이 줄기 때문에 그만큼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효과를 낸다. 중국이 마지막으로 지준율을 인하한 것은 지난해 9월 말로, 현재 중국 금융기관 평균 지준율은 6.6% 정도로 추가 인하 여력이 남아있다고 시장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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