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층의 결혼 인식이 다시 바뀌며 ‘비혼’을 선택하는 것을 벗어나 혼인 의향을 가진 비율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11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성인 1만437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가족과 출산에 관한 국민조사’에 따르면 미혼자 중 '결혼할 생각이 있다'는 응답은 62.2%로 2021년(50.8%) 대비 11.4%포인트 상승했다. 반대로 '결혼할 생각이 없다'는 응답은 같은 기간 11.9%에서 6.7%로 줄었다. 특히 30대 여성층에서 결혼 의향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보사연은 “근소한 차이지만 사랑의 실현과 완성보다 동반자 관계 구축에 대한 중요성을 더 높이 평가하는 점, 경제적 안정이라는 실리적 측면을 강조한 점은 미래의 결혼이 현재보다 더 합리적이고 더 선택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실제 혼인 건수도 회복세를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혼인 신고 건수는 22만2422건으로 전년보다 14.9% 늘었다. 이는 1970년대 이후 가장 큰 연간 증가 폭이다.
이러한 변화는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된다. 한국리서치가 2024년 3월 전국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결혼은 해야 한다'는 응답은 48%로 1년 전보다 2%포인트 증가했다. 2022년 조사에서 44%에서 반등해 2년 연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30대 여성 중 63%는 결혼을 선택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결혼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는 비율이 소폭 상승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전문가들은 최근 1~2년 사이 20·30대에서 결혼과 출산이 인생에 반드시 불리하지 않다는 인식 전환이 감지된다고 분석한다. 정부의 주거·육아 지원 정책,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정책 확대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출산 관련 지표는 여전히 회복세가 더디다. 여성 1인당 평균 출생아 수는 2024년 기준 0.85명으로 2021년(1.03명)보다 0.18명 감소했다. 결혼 경험이 있는 여성들이 혼인 당시 계획한 평균 자녀 수도 1.75명으로 2021년(1.93명)보다 줄었다.
일부 지표는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통계청은 2024년 출생아 수를 23만8300명으로 집계했으며 합계출산율도 0.72에서 0.75로 소폭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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