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베트남 수도 하노이 외식 물가가 최근 원재료비나 임대료 상승으로 급등하면서 음식점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베트남 현지 매체 베트남넷에 따르면 최근 하노이 전역에서 쌀국수 등 주요 외식 메뉴 가격이 일제히 5000동(약 270원)씩 인상됐다. 이는 원재료와 운영비 상승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로, 가계 지출을 줄이는 소비자들과 고정비 부담에 시달리는 자영업자 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하노아 호앙마이군 린담(Linh Dam) 지역의 한 쌀국수 전문점은 최근 수년간 유지해온 가격을 처음으로 인상했다. 업주에 따르면 돼지고기, 채소, 향신료는 물론 가스요금까지 모두 연초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과거 1인분 기준 3만동이던 메뉴가 현재는 3만5000~4만동으로 조정되었으며, "가격 인상은 고객 이탈 우려가 있지만 음식 품질과 점포 운영을 유지하기 위해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호아이득(Hoai Duc) 지역의 일부 쌀국수 전문점도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대표적인 소고기 쌀국수 여러 종류의 가격은 3만5000동에서 4만동으로 인상됐다. 업주들은 소고기와 육수용 뼈, 향채류 가격이 2024년 말 대비 10~15%가량 상승했다고 밝혔다. 운송비, 전기·수도 요금 등 고정비 부담도 증가하면서 단가 조정이 불가피해졌다는 입장이다.
소비자 반응도 달라졌다. 하노이의 한 직장인인 응우옌반흥(Nguyen Van Hung)씨는 "가격이 오르자 외식 빈도를 줄이게 됐고, 주문 시에도 작은 사이즈나 간소한 메뉴를 고르게 된다"고 말했다.
운영비 인상의 또 다른 축은 임대료다. 린담 지역의 한 음식점은 30제곱미터 규모의 점포에 대해 매월 3000만동의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으며, 건물주가 지속적으로 인상 요구를 해오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업주는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이지만 매출이 안정적이지 않아 가격 조정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타인쑤언(Thanh Xuan)군 소재 음식점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한 업주는 "임대료, 전기세, 인건비 등 월 고정비가 수천만동에 달하는데, 가격을 조정하지 않으면 운영 지속이 어렵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원재료 및 임대료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식사 가격이 추가로 5000~1만동 이상 인상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한다. 이러한 상황은 중소형 음식점들의 가격 경쟁력과 생존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일부 음식점은 매출 다변화를 위해 부가 상품 판매와 영업 채널 확대에 나서고 있다. 디저트, 음료, 반찬 판매 확대와 함께 배달 앱을 통한 온라인 주문 비중도 늘리고 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공간 공유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예를 들어, 한 쌀국수 전문점은 오전과 점심에만 영업하고, 저녁에는 다른 점포와 협업해 미까이(Mỳ Cay, 매운 라면)를 판매하며 운영비 절감을 도모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가 압박 속에서도 식품 위생과 품질 유지를 위한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하노이처럼 소비자 요구 수준이 높은 대도시에서는 품질 저하가 곧바로 고객 이탈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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