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관세전쟁에...中기업들, 공급망 자립화 속도

  • "공급망 영구적 재편 초래...관세영향 장기적일 수도"

중국산 라벨 사진AP연합뉴스
중국산 라벨 [사진=AP·연합뉴스]

미·중 관세전쟁이 격화하면서 중국 기업들이 공급망 자립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는 이를 통해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에 충분히 맞설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상하이·선전 증시에 상장된 중국 반도체·화학·의료기기 등 분야 기업 20여곳은 최근 재무 보고서를 통해 부품 자립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거나, 협력사들이 현지 구매를 늘리면서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한 이후 대중국 관세를 145%까지 올리며 미·중 관세전쟁이 격화하자 중국 기업들이 공급망 자립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전문 컨설팅기업 로듐그룹의 카밀 블레누아 애널리스트는 관세는 중국 기업들의 자립 열망을 증폭시킬 뿐이라면서 "그들은 분명히 (자립에 대한) 긴박함을 느끼고 있다”고 짚었다. 

중국 기업들은 당장 자립화가 어려운 상품의 경우, 미국산 제품의 대체품 발굴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주재료인 실리콘 제조업체 선궁반도체(Thinkon) 관계자는 “미국산 제품을 수입하지 않고 있으며 일본, 한국, 유럽산 화학 시약으로 대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 역시 지난 2015년 발표했던 제조업 자립 전략인 ‘중국 제조 2025’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자들의 생각을 잘 아는 한 소식통은 “중국이 무역 분쟁을 자국의 자립 정책에 대한 검증으로 여기고 있다”면서 “이 같은 정책이 미국의 이번 압력에 맞서 싸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중국은 이제 미국이나 서방의 어떤 것에도 의존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으며 트럼프의 무역 요구에 저항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됐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 관세전쟁이 세계 공급망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다.  FT는 “이는 트럼프가 촉발한 무역전쟁이 공급망의 영구적인 재편을 초래함으로써 잠재적으로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한편 중국이 자평한 것과 다르게 중국의 자립화 정책이 오히려 무역 긴장을 고조시켰다는 지적도 있다. 주중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 제조 2025 정책은) 전기차, 조선, 철도 장비 등 중국 제조업이 현재 선도하고 있는 산업에서는 성공을 거뒀지만 일부 분야에서 비효율적인 투자와 과잉 생산 문제를 낳았으며 무역 상대국과의 긴장을 고조시켰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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