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쌀 사본 적 없다'던 농림상 경질…"후임엔 고이즈미 전 환경상 유력"

  • 이시바 내각 출범 후 첫 각료 경질

  • 日언론 "참의원선거 앞두고 이시바 정권에 타격"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21일 에토 다쿠 농림수산상의 사임을 재가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지지통신AFP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21일 에토 다쿠 농림수산상의 사표를 수리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지지통신·AFP·연합뉴스]


쌀값 급등에 시달리는 일본에서 “쌀 사본 적 없다”는 발언으로 뭇매를 맞은 에토 다쿠 농림수산상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21일 에토 농림수산상이 제출한 사표를 수리했다. 이시바 총리는 후임으로 자민당의 전 선거대책위원장이자 환경상을 역임한 고이즈미 신지로를 기용할 방침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은 이번 각료 경질은 작년 10월 이시바 내각 출범 이후 처음이라며, 참의원(상원) 선거를 앞두고 이시바 정권에게 타격이 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관저에서 사표를 수리하고 “모든 책임은 임명권자인 나에게 있다. 어떤 비판이라도 내가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내가 농림수산상을 역임했을 때부터 (농정 개혁에 대해) 강한 의지를 갖고 있었다. 쌀 가격의 고공 행진은 구조적인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초 이시바 총리는 에토 농림수산상을 곧바로 경질하지 않고 유임할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여론의 비판이 커지고 야권에서 각료 불신임 결의안 제출론이 나오면서 결국 경질로 방향을 튼 것으로, 이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에토 농림수산상은 지난 18일 사가현에서 열린 자민당 정치자금 행사에서 “나는 쌀을 사본 적이 없다. 지원자분들이 많이 주셔서 집에 팔아도 될 만큼 있다”고 발언했다. 해당 발언이 사가신문 등 현지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파문이 확산됐다.

일본 정부가 비축미를 풀고 수입산 쌀을 들여와도 쌀 가격 상승세를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쌀 정책을 책임지는 농림수산상의 발언으로서는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쏟아진 것이다.

에토 농림수산상은 사표 제출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은 쌀값 급등으로 고생하는 데 극히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면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아베 신조 정권 시절인 2019년에도 농림수산상을 역임했으며, 2024년 11월에 발족한 제2차 이시바 내각에서 다시 농림수산상으로 취임했다.

한편 복수의 일본 언론들은 “이시바 총리가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을 후임으로 기용할 뜻을 굳혔다”고 보도했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이시바 내각 출범에 맞춰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가 작년 10월 중의원 선거 패배 후 사임했다. 과거 자민당 내 조직인 농림부 간부를 역임해 농정 분야 지식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정부는 정부 비축미를 방출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소매점까지 원활하게 유통되지 않고 있다. 최근 일본의 쌀 소매가는 5㎏짜리가 평균 4268엔(약 4만977원)으로 여전히 1년 전보다 2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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