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규홍의 리걸마인드] 대선 앞두고 이창수 중앙지검장·조상원·안동완 전격 사의...옷 벗는 검사 늘어나나

  • 서울고검 도이치모터스 재수사 결정 내린 것이 사의 배경으로 지목...이창수·조상원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 민주당 추진 하는 검찰 해체 움직임도 사의 배경으로 지목...검찰청 공소청, 중수청으로 나눠 질 듯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사진연합뉴스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사진=연합뉴스]
대선을 코 앞에 두고 돌연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조상원 중앙지검 4차장검사, 안동완 서울고검 검사가 전격 사의를 표명하며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들은 전날 법무부에 나란히 사의를 표했다. 이 지검장은 탄핵소추로 인한 정신적·육체적 고통이 심했다며 건강상의 이유를 댄 것으로 알려졌고, 조 차장검사는 퇴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헌법재판관)8대0(기각)으로 무고함이 밝혀졌고(복귀한 뒤 현안 수사가)어느 정도 안착이 됐다고 생각해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안 검사는 명확한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들이 이 같은 입장을 밝혔음에도 불구 법조계에서는 진짜 사의 배경을 두고 다양한 말이 오가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하면서 사건에 깊게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김건희 여사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수사 당시에도 중앙지검은 김 여사를 검찰청이 아닌 대통령경호처 부속시설에서 출장 조사를 벌였고 이 중앙지검장은 당시 이원석 검찰총장에게 조사 사실도 보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봐주기 수사', '총장 패싱'과 같은 논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최근 서울고검이 해당 사건을 재수사하기로 결정을 내리고 김 여사에 대한 소환 조사 일정도 잡은 것이 사의의 결정적 이유가 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만약 재수사해서 김 여사가 구속 수사를 받게 되면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검사들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대선 지지율에서 독주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민주당이 검찰 해체 의지를 강하게 내보인 것 역시 이들이 사의를 밝힌 이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최근 이 후보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도 표심을 의식해서인지 검찰 해체와 관련된 질문에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지만, 지난 1일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공동으로 마련한 토론회에서는 차기 정부에서 검찰을 폐지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설치하는 안건이 중점적으로 논의된 바 있다.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도망가는 것처럼 보인다. 결국에는 자기들도 한달 뒤 어떻게 될지 운명을 예감한 거 같다. 자연스런 수순으로 보인다"며 "어차피 계속 있어봐야 좋은 꼴을 못볼거 같다고 판단 한 거 같다. 두 사람은 향후 징계나 수사를 받을 가능성도 높은 상황인데 그렇게 되면 사직도 못하고 변호사도 못한다. 그래서 지금 빨리 나가서 변호사를 하는게 좋다는 판단을 내린 거 같다"고 말했다.

또 그는 민주당이 검찰 해체를 추진하는 것을 두고도 "저는 중수청이 생겨도 검사들이 많이 안 갈 것 같다. 수사권은 기소권과 같이 있을 때 권력이 되는거지 수사권만 있으면 경찰이랑 다른게 없다"며 "검사보고 수사 할 때 기소할래 물어보면 거의 다 기소권을 고른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의 사의를 시작으로 검찰 안팎에선 검사들이 앞으로 줄줄이 사직서를 내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도 감지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몇년간 검찰청을 떠나는 검사들의 숫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 2022년에 퇴직을 결정한 검사는 146명, 2023년 145명, 2024년 132명으로 매년 100명 이상이 사표를 던지고 있다. 

검사 이탈 원인으로는 대형 사건 파견, 재판 장기화, 복잡해진 형사제도, 검사의 사회적 위상 변화 등이 꼽히고 있다. 특히 검찰총장 출신의 윤석열 전 대통령이 최근 3년간 국정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12·3 비상계엄을 포함해 다양한 실정을 일으킨데다, 검찰 역시 김 여사의 각종 의혹에 무혐의를 내려 국민들의 시선이 따가워진 점도 검사 이탈의 원인으로 크게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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