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소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주요 글로벌 유통업체들의 각축전이 격화되는 가운데, 각 기업의 성적표가 극명하게 갈리며 시장의 지각변동이 빨라지고 있다.
9일(현지 시각) 법률보 등 베트남 현지 매체 보도와 주요 업체들이 발표한 재무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롯데쇼핑은 베트남 진출 이후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그룹 내 해외 사업의 중추로 우뚝 섰다. 반면 태국의 유통 강자 센트럴 리테일은 자산 감소와 일부 사업 조정 등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며 대조적인 양상을 띠었다.
2025년도 롯데쇼핑 재무보고서를 심층 분석한 결과, 베트남 시장은 기존의 주력지였던 인도네시아와 중국을 압도하며 해외 사업장 중 가장 높은 수익성을 증명해 냈다. 롯데가 현지에서 운영 중인 백화점과 하이퍼마켓의 총매출은 9조4380억 동(약 5261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10%를 상회하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내실 경영의 성과다. 영업이익은 9047억 동을 달성하며 2024년 실적 대비 무려 두 배 이상 폭증하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다.
이러한 성공의 견인차 역할은 ‘롯데몰 웨스트레이크(서호) 하노이’가 맡았다. 대형 쇼핑몰의 안정적인 운영과 흥행에 힘입어 쇼핑몰 부문은 매출 1조8630억 동, 영업이익 1774억 동을 기록했다. 이로써 지난 2년간 발목을 잡았던 적자의 굴레를 완전히 벗어던지고 완벽한 흑자 전환을 이뤄냈다. 롯데 경영진은 베트남을 포스트 차이나의 핵심지로 보고, 2030년까지 현지에 2~3개의 대형 쇼핑몰을 추가 건립하여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일본계 유통업체 에이온(AEON) 역시 베트남을 글로벌 전략의 3대 요충지로 설정하고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024 회계연도 기준 매출 2조 9870억 동, 영업이익 7303억 동을 기록한 에이온은 2025년 매출 목표를 전년 대비 130% 확대하겠다는 도전적인 과제를 던졌다. 이들은 2030년까지 매장 수와 매출 규모를 현재의 3배로 키우겠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수립했다.
베트남 현지 기업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한국 이마트의 브랜드를 독점 운영하는 타코(THACO)는 2026년 매출 목표를 6조 동으로 설정하며 내실 위주의 성장을 꾀하고 있다. 타코는 하노이 신규 매장 개설을 포함해 2026년 초까지 3개의 쇼핑몰 체제를 확립할 예정이다. 아울러 현지 전통 강자인 사이공 쿱(Co.op)은 2024년 30조 동의 매출을 바탕으로 향후 4~6% 성장을 정조준하고 있으며, 154개의 신규 점포 개발을 통해 편의점에서 하이퍼마켓까지 이어지는 촘촘한 유통 생태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한편 이러한 유통망 경쟁은 국내 중소 식품기업의 현지 진출로도 확산되고 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 5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과 협력해 ‘베트남 시장 수출 전략 K-Export 상품 상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베트남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중소기업 20곳과 베트남 및 한국 유통 바이어 48명이 대거 참여해 열기를 더했다. 특히 롯데마트 소속 베트남 상품 기획 전문가들이 현장에 투입되어 단순 상담을 넘어 실제 매장 입점 가능성을 검토하고 구체적인 수출 전략을 자문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 창출에 집중했다.
김범창 롯데마트·슈퍼 HR혁신부문장은 “베트남 시장에 성공적인 사업 기반을 구축한 유통 기업으로서 그간 쌓아온 현지 노하우와 인프라를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돕는 자산으로 활용하고자 한다”며 “이번 상담회가 중소기업의 실질적인 입점과 매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베트남 유통 시장에서는 수익성 중심의 내실 경영과 공격적인 영토 확장이라는 서로 다른 전략이 충돌하는 가운데, 자본력과 현지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기업이 향후 베트남 유통 시장의 최종 승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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