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 포로를 교환 중인 가운데 상대국 수도를 겨냥한 대규모 드론 공격을 벌였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이 이날 새벽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등을 공격해 최소 3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당했다.
또 도시 중심부 바로 외곽의 홀로시이우스키 지구에 있는 5층짜리 아파트 건물이 화재를 입어 건물 외부가 손상됐다.
공격은 우크라이나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하르키우를 비롯해 남부의 미콜라이우, 서부의 테르노필 등 여러 중심지로 확대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앞서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러시아의 공격으로 방공 시스템이 작동 중이라며 주민들에게 대피소에 머물라고 당부했다.
이호르 테레코프 하르키우 시장은 “드론이 시 3개 구역을 공격해 3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티무르 트카츠헨코 키이우 군사·행정 책임자도 텔레그램에서 키이우 주변 영공에 12기가 넘는 러시아군의 드론이 있다며, 일부는 이미 요격됐지만 새로운 드론이 계속해서 진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우크라이나 지역당국은 23~24일 밤사이 최소 13명의 민간인이 죽고 56명이 다쳤다고 알렸다. 도네츠크에서 4명, 오데사와 헤르손에서 5명, 하르키우에서 4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가 23~24일 탄도미사일 14기와 드론 250대를 날려 보냈으며 이 중 미사일 6기를 격추하고 드론 245대를 무력화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도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을 받았다.
러시아 항공당국은 모스크바 허브 공항인 셰레메티예보를 포함해 최소 4개 공항에서 항공기 운항을 제한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방공 부대가 4시간 동안 우크라이나 무인기 95대를 요격했다고 발표했다.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모스크바로 날아오던 드론 12기가 요격됐다고 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 16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합의한 대로 23일을 기해 전쟁포로 교환을 이행하고 있다. 다만 대규모 공습 역시 병행하고 있는 양상이다.
양국은 이스탄불 직접 협상에서 민간인과 군인 등 전쟁포로 1000명씩을 교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3일 각각 390명, 24일 307명의 포로를 본국으로 돌려보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포로 교환은 25일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중요한 포로 교환이 방금 이뤄졌다”며 “양쪽 모두 축하하고, 이것이 더 큰 일로 이어질 수 있지 않겠느냐”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번 포로 교환이 평화 협상의 새 국면이 될 가능성을 내비친 발언으로 풀이된다.
한편 유럽연합(EU)은 새로운 러시아 제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24일 EU가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로 20여개 은행을 국제결제망 스위프트(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에서 차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U는 국제결제망 추가 퇴출과 25억 유로(약 3조9000억원) 규모의 무역 제한 등 제재 패키지를 회원국들과 논의 중이며 추가 제재가 언제 내려질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벨기에에 본사를 둔 스위프트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서방의 제재에 따라 스베르·VTB 등 러시아 주요 은행과 러시아 내 자회사를 결제망에서 제외했다.
러시아는 교역에서 자국 중앙은행이 개발한 지급결제망 SPFS(금융메시지전송시스템)를 사용하고 비트코인과 디지털 통화 결제도 허용하며 서방 제재를 우회하고 있다.
EU는 러시아 국부펀드인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와 러시아산 천연가스 운송관인 노르트스트림, ‘그림자 선단’으로 불리는 러시아 유조선 등을 추가로 제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발트해를 통해 러시아와 독일을 연결하는 노르트스트림은 가스관 4개 가운데 3개가 2022년 9월 우크라이나 국적 잠수부들의 공작으로 폭파됐다.
EU는 종전 이후에도 러시아산 에너지에 의존하지 않겠다며 노르트스트림 재가동에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올해 초 러시아와 종전 협상을 시작하면서 자국 기업 투자를 유치해 노르트스트림을 되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보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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