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고 있는 미국 아이비리그의 명문 하버드대학교 학생들이 항의 시위를 개최했다.
27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보스턴 하버드대 캠퍼스에서는 수백 명의 학생들이 모여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를 비판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트럼프=반역자’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강의실의 학생들을 건드리지 말라”는 구호를 연이어 외쳤다.
시위에 참가한 재학생 앨리스 고이어는 “주변의 외국인 친구와 교수, 연구자들이 추방당하거나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야 할 위기”라며 “미국 국적인 나에게는 그들을 대신해 목소리를 낼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법원의 가처분신청 인용 이후에도 하버드대에 지급한 정부 보조금 30억 달러(약 4조원)를 회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추가 조치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하버드대 간 갈등은 지난 2023년 10월 이후 미국 대학가를 휩쓴 반이스라엘 시위를 둘러싼 입장 차이로 인해 촉발됐다.
트럼프 정부는 캠퍼스 내 유대인 혐오 근절 등을 이유로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 폐기, 입학정책과 교수 채용 과정에 정부 개입권 부여 등의 권한을 하버드대에 요구했다. 그러나 하버드대는 ‘학문의 자유’를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특히 하버드대는 트럼프 행정부의 교칙 변경 요구 공문까지 공개하면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26억 달러(약 3조6400억원)에 달하는 연방정부의 연구자금 지원을 중단한 데 이어 유학생 등록 금지 등의 조치로 하버드대를 압박하고 있다.
앨런 가버 하버드대 총장은 미국 매체 NPR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 “하버드대를 응징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과 반유대주의 사이의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고 짚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은 하버드에 세금을 퍼주기보다는 미국의 가치를 반영하고, 미국 경제와 사회에 도움이 될 미래 세대를 교육하는 프로그램이나 주립학교를 지원하길 원한다”며 “미국에는 미국적 가치를 반영하는 학교가 더 필요하고, LGBT(성소수자) 하버드대 졸업생은 적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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