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사진=타스·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다음 달 2일 2차 평화 협상을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즉각 반응하지 않으면서 러시아·미국과 3자 정상회담 개최를 요구했고, 미국은 이에 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8일(현지시간) 외무부 성명을 통해 러시아 대표단이 다음 달 2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2차 직접 협상을 재개해 우크라이나 대표단에 러시아 측의 각서를 제시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크렘린궁 보좌관이 이끄는 러시아 대표단이 우크라이나 대표단에 각서 관련 필요한 설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하면서 휴전 가능성과 문제 해결 원칙 등 평화 협정의 윤곽을 그리는 각서를 제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가 위기의 근본 원인을 안정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모든 측면에 대한 자국 입장을 명시한 각서를 바로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러시아의 협상 대표단장인 메딘스키 보좌관은 이날 우크라이나 측 단장인 루스템 우메로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에게 전화해 차기 회담 날짜와 장소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다만 우크라이나 측의 반응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로이터통신은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의 조건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확대 중단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조지아, 몰도바 등 구소련 국가의 나토 가입을 공식 배제하는 것을 의미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추진을 양국 분쟁의 핵심적 문제로 본다.
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중립국가화, 일부 서방 제재 해제, 서방이 동결한 러시아 주권 자산 문제 해결,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어 사용자의 보호 등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이후 2019년 헌법을 개정해 나토와 유럽연합(EU) 가입을 가능하게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나토 가입을 러시아의 재침을 막을 확실한 안전보장 수단으로서 요구해 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요구가 전쟁의 원인이라며 이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언론에 푸틴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과 3자 정상회담을 요구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양자회담을 불편하게 여기거나 모두가 3자 회담을 원한다면, 나는 상관없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6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대면 협상을 앞두고도 “튀르키예에서 푸틴 대통령을 기다리겠다”, “트럼프 대통령이 튀르키예에서 함께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며 3자 회담을 제안했으나 불발된 바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3자 정상회담이 가능하다면서도 “그런 만남은 양국 대표단 간 구체적 합의의 결과여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제닌 피로 워싱턴DC 임시 연방 검사장 취임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러시아, 우크라이나 정상과 직접 평화 협상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 “필요하다면 우리는 해야 한다. 지금 그런 단계에 와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미국을 속이고 있다면 다른 방식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약 2주 후에 말해주겠다”며 “우리는 그가 우리를 속이고 있는지 매우 빨리 파악할 것이며,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핵 협상에 대해서는 “매우 좋은 대화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중동 순방 직전 이란 핵 시설을 공격하겠다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미국과 이란의 협상을 방해하지 말라고 경고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솔직히 말하자면 그랬다”고 시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고는 아니고, 나는 그것(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란과의) 매우 강력한 (합의) 문서와 사찰로 (이란 핵을) 해결할 수 있다면 이 시점에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며 “우리는 해결책에 매우 가까이 다가섰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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