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LNG, 다른 행보'... 베트남 LNG 시장서 韓 기업 운명은

  • 까나 LNG는 4월 계약 체결, 응이선 LNG는 입찰 무산 반복

베트남 응에안성 뀐랍 LNG 발전 사업 조감도 사진SK이노베이션
베트남 응에안성 뀐랍 LNG 발전 사업 조감도. [사진=SK이노베이션]

베트남에서 추진 중인 두 대형 LNG 화력발전 프로젝트의 운명이 엇갈리고 있다. 카인호아성의 까나 LNG는 지난 4월 투자·사업 계약이 체결되며 첫발을 뗀 반면, 타인호아성의 응이선 LNG는 세 차례 입찰에도 응찰자를 한 곳도 확보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4일(현지 시각) 베트남 재정부 산하 기관지 재정투자신문에 따르면, 최근 들어 한국 기업들의 셈법이 갈리고 있다. 우선 SK이노베이션은 인근 응에안성의 뀐럽 LNG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고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응이선과 뀐럽을 묶어 함께 개발하는 통합 카드를 던졌다. 베트남 LNG 시장이 한국 에너지 기업들의 새로운 시험대로 떠오르는 양상이다.

앞서 까나 LNG는 지난달 10일 베트남 쭝남그룹과 시데로스 리버 컨소시엄이 카인호아성과 투자·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베트남 전력개발계획 VIII에 따라 국제 입찰을 통해 선정된 첫 LNG 발전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반면 같은 시기 응이선 LNG는 세 번째 입찰에서도 투자자를 단 한 곳도 확보하지 못했다. 총투자액 57조5240억 동, 1500MW 규모의 복합가스터빈 LNG 발전소 사업이지만 2024년 이후 입찰이 거듭 무산되고 있다. 지난해 4월 2차 입찰 때는 일본 JERA, 태국 Gulf Energy, 국내에서는 SK이노베이션 등 5개 해외 기업이 관심을 보였으나 끝내 공식 입찰서는 제출되지 않았다.

응이선이 표류하는 사이 한국 기업들은 인접 프로젝트로 우회로를 찾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2월 컨소시엄의 일원으로 응에안성의 뀐럽 LNG 투자자로 승인받았다. 응에안성은 다수 입찰 경쟁이 아닌 직접 협상(직지정) 방식으로 사업자를 골랐다. SK이노베이션은 그동안 두 발전소를 묶어 LNG 저장시설과 전용 항만, 송전 야드를 함께 쓰는 통합 개발안을 꾸준히 제안한 바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계인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은 지난해 7월 베트남 산업통상부에 서한을 보내, 응이선과 뀐럽 두 LNG 프로젝트의 통합 개발과 투자자 직지정 방식을 공식적으로 제안했다. 인프라를 공유하면 비용을 줄이고 사업 속도도 빨라진다는 논리다.

문제는 베트남 지방 정부의 입장이 한국 기업의 셈법과 어긋난다는 점이다. 응이선 경제구·공업단지 관리위원회 관계자는 "타인호아성은 오랫동안 다수 투자자의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공개 입찰을 택했다"며 "투명성과 역량 있는 투자자 선정을 위한 절차"라고 강조했다. 더구나 타인호아성은 산업통상부 지침에 따라 LNG 발전소마다 자체 전용 항만을 두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어, 한국 기업이 내건 '발전소 간 인프라 공유' 구상과 정면으로 부딪힌다.

다만, 타인호아성도 응이선 LNG를 마냥 미뤄둘 생각은 아니다. 지난 3월 말에는 도내 LNG 발전 프로젝트의 애로사항을 풀기 위한 실무그룹까지 꾸렸고, 지난달 17일에는 러시아 노바텍과 만나 응이선·타인호아·꽁타인 등 약 4500MW 규모 LNG 발전소 3개에 대한 투자 의향을 타진했다. 한국 기업이 아닌 다른 나라 자본까지 폭넓게 들여다보고 있다는 신호다.

투자자 입장에서 두 프로젝트의 매력도는 분명히 갈린다. 까나 LNG는 심수항과 안정적인 지질 기반, 인접 산업단지 같은 기존 인프라를 두루 갖춘 반면, 응이선과 꾸인랍은 인프라 부담과 막대한 투자비라는 이중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통합 개발을 거듭 제안하는 이유다.

한편, 베트남은 지난해 8월 정치국 결의안 제70-NQ/TW를 통해 LNG 발전을 핵심 에너지 전환 카드로 못 박았다. 한국 기업들이 차지할 자리도 더 넓어질 여지가 있지만, 그 자리가 '단독 사업자'일지, '통합 개발 컨소시엄'일지는 베트남 지방정부와의 정책 줄다리기가 어떻게 마무리되느냐에 달려 있다. 응이선 LNG의 4차 입찰 여부와 SK·포스코가 내민 통합 개발안의 수용 여부가, 베트남 LNG 시장에서 K-에너지의 실제 성과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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