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뱅크가 희소금속(레어메탈)에 의존하지 않는 차세대 전지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기술 파트너로는 2021년 설립된 한국 딥테크 스타트업 코스모스랩(COSMOS LAB)이 참여한다.
4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보도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코스모스랩과 손잡고 '아연-할로겐 전지'를 공동 개발해 2027년도 중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생산 거점은 소프트뱅크가 2025년 인수한 샤프의 오사카 사카이 공장 부지에 마련된다. 닛케이는 소프트뱅크가 5월 중 발표할 새 중기경영계획에 차세대 전지 제조업 진출을 포함시킬 예정이며, 장기적으로 연 매출 1000억 엔(약 9200억 원) 규모의 신사업으로 육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신형 전지는 리튬·코발트 같은 희소금속 대신 음극에 아연, 양극에 할로겐 화합물을 사용한다. 두 소재 모두 일본 내 조달이 용이해 원가 경쟁력이 높다는 게 닛케이의 설명이다. 특히 전해액에 유기용매가 아닌 물을 사용해 원리적으로 발화 위험이 거의 없다는 점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잇따른 ESS 화재로 안전성 우려가 커진 글로벌 시장에서 강력한 차별화 요소가 될 전망이다.
다만 아연 전지는 리튬이온 대비 수명이 짧다는 약점이 있다. 충방전 과정에서 전극 표면에 덴드라이트(수지상 결정)가 형성돼 열화가 빨라지는 문제가 있다. 닛케이는 코스모스랩이 전극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결정 발생을 억제하는 독자 기술로 이 한계를 개선했다고 보도했다. 향후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추가 개발도 진행한다.
소프트뱅크와 손잡은 코스모스랩은 경기 시흥 소재 딥테크 스타트업으로, 물 기반 전해질을 사용하는 ‘워터 배터리’ 기술을 개발해왔다. 이 기술은 안전성을 높이면서도 희소금속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힌다.
소프트뱅크는 그동안 무인 항공기를 띄워 지상과 통신하는 '공중 기지국(HAPS)' 개발 과정에서 차세대 전지를 검증해왔다. 2021년에는 도치기현에 차세대 전지 평가·검증 시설도 구축했다. 이번 코스모스랩과의 제휴는 자체 사용을 넘어 외부 공급까지 염두에 둔 본격적인 사업화 행보로 풀이된다.
배경에는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소버린(주권) AI' 전략이 있다. 소프트뱅크는 AI용 반도체와 차세대 통신 기지국 등 'AI 가동을 떠받치는 기술'의 국산화를 내걸고 있다. 닛케이는 이 흐름 속에서 데이터센터용 ESS도 자국·우방국 공급망으로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희소금속 채굴·정련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가진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효과도 기대된다.
아연 기반 전지는 일본에서도 차세대 전지 유력 후보로 꼽혀 FDK 등 기존 제조사와 홋카이도대·도호쿠대 등 학계가 소재 개발에 나서고 있는 분야다. 그 경쟁의 한복판에서 소프트뱅크가 한국 신생 스타트업과 손잡았다는 점은 차세대 ESS 시장의 기술 주도권 경쟁이 새 국면에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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