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이재명 대통령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2차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물가 문제가 우리 국민들한테 너무 큰 고통을 주기 때문에 현황하고 가능한 대책이 뭐가 있을지를 챙겨서 다음 회의 이전에라도 보고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를 개최할 때 "라면 한 개에 2000원 한다는데 진짜냐"며 급격하게 오른 물가에 대해 언급했다.
이에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은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에 맥주, 라면 등 가공식품 위주로 눌러놨던 것들이 많이 오른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가공식품 74개 품목 중 72%(53개)가 비상계엄 이전보다 오른 물가지수를 보였다. 특히 주요 소비품목인 빵과 냉동식품, 라면 등의 오름세가 두드러진다.
물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품목은 오징어채로 지난해 11월보다 31.9% 상승했으며 이어 초콜릿 10.4%, 커피 8.2% 순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양념소스, 식초, 젓갈은 7%대의 상승률을 보였으며 빵과 잼, 햄·베이컨도 6%가량 올랐다.
식품 기업들의 가격 인상도 식탁 물가 오름세에 영향을 미쳤다. 오뚜기는 3개월 사이에 네 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으며 농심도 대표 상품인 신라면 등 17종 가격을 올렸다. hy(한국야쿠르트)와 대상, 동서식품 등도 국정 공백 시기를 틈타 제품 가격을 올려 잡았다. 업계는 원재료 가격 상승 등을 가격 인상의 주 요인으로 설명하지만, 인상 시기와 횟수가 대통령 공백 시기와 맞물리는 만큼 '날치기 인상'이라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워보인다.
문제는 단기간 내에 물가를 잡기 어려워 보인다는 점이다. 얼어붙은 내수에 불확실한 대내외 경제 상황이 겹쳐 당분간 고물가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허경옥 성신여대 소비자산업학과 교수는 "물가 상승을 자극하는 요인들이 복잡하게 얽혀있어 외식물가가 내려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전체적으로 외식하는 인구가 감소한 데다가 상가 등의 임대료는 한번 오르면 내리기 쉽지 않다.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수입이 줄어드는 상황에 지출은 커지니 판매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물가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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