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사들이 직접적인 광고보단 자연스러운 마케팅에 힘을 주고 있다. 금융 소비자가 거부감 없이 브랜드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고, 직접적인 이익으로도 이어져서다. 특히 드라마 속 이야기에 녹여내는 '간접광고(PPL)' 방식으로 고객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어 이러한 마케팅 시도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사들은 TV나 지면 광고 등 직접적인 광고에서 PPL로 눈길을 돌리는 모양새다. 현재 방영 중인 tvN 드라마 ‘미지의 서울’에도 금융사가 등장한다. 바로 여주인공 유미지·유미래 역의 배우 박보영이 출근하는 ‘한국금융관리공사’다.
다만 한국금융관리공사는 실제 존재하는 금융 공기업이 아니다. 이곳은 서울 중구에 있는 전국은행연합회를 드라마 이야기에 맞게 탈바꿈해 만들어진 가상 공간이다. 드라마 미지의 서울은 작년부터 올해 4월경까지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현재 전국은행연합회 건물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는 자회사인 ‘전은서비스’가 맡고 있는데, 이러한 드라마 촬영은 통상 직원이 출근하지 않는 주말을 활용해 이뤄졌다. 앞서 미지의 서울 외에도 드라마 ‘개미가 타고 있어요’, ‘별똥별’ 등에도 전국은행연합회가 등장한다.
이처럼 자연스러운 노출은 최근 몇 년 새 금융사가 선호하는 마케팅으로 자리 잡았다. 그 이유는 전국은행연합회 사례처럼 남는 시간을 활용해 촬영 장소를 제공하는 대신 비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실제 사업을 영위하는 민간 금융사의 경우 드라마 시청자가 미래의 소비자가 될 수 있어 이익 증대 효과도 있다.
긍정적인 이미지 제고도 이러한 PPL을 하는 이유 중 하나다. 특히 은행권은 이른바 ‘이자장사’ 같은 비판 여론이 거센 업권 중 하나인데, 드라마의 화제성과 배우의 인기 등에 힘입어 브랜드에 대한 시각도 달라질 수 있다.
실제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언슬전)’에 등장하는 MG새마을금고도 큰 주목을 받았다. MG새마을금고는 극 중 종합병원 1층의 한 지점으로 나온다. 드라마 언슬전은 최고 시청률 9.2% 등 인기를 얻었고, 이에 PPL로 등장한 카페, 은행 등이 함께 화제가 됐다.
PPL을 통해 MG새마을금고가 브랜드를 노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비교적 낮은 연령대 시청자가 주를 이루는 언슬전 특성상 MG새마을금고에 대한 젊은 세대의 인식을 개선해 보려는 취지가 담겼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는 드라마 PPL로 브랜드를 노출하는 시도가 눈에 띈다”며 “좀 더 자연스럽고 친숙하게 고객에게 접근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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