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린 다국적 공중 연합훈련(래드플래그) 중 발생한 공군 KF-16 전투기 사고도 조종사 실수에서 비롯된 것으로 조사됐다. 활주로가 아닌, 항공기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이동할 때 이용하는 도로인 유도로에서 이륙을 시도하다가 사고를 낸 것이다.
12일 공군에 따르면 레드플래그 알래스카 훈련에 참여 중인 우리 공군 KF-16 전투기 3대는 전날 오전 9시 2분께 공중전술 훈련을 위해 현지 아일슨 기지에서 이륙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KF-16 전투기 3대 모두 활주로가 아닌 유도로로 잘못 진입했다.
현지 미국 공군 관제탑은 1번기(단좌)가 유도로에서 이륙하는 것을 보고, 2번기(복좌)에 이륙 취소를 지시했다. 그러나 2번기 조종사는 정지거리가 부족해 전투기를 제대로 정지시키지 못해 비상 탈출했고, 2번기는 유도로 끝단을 지나쳐 풀밭에 멈췄다. 이 과정에서 전투기에 화재가 발생해 기체가 파손됐다.
공군은 "사고 원인이 항공기의 기계적 결함이 아닌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공군은 레드플래그 훈련에 계속 참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레드플래그 알래스카는 이달 12∼27일로 훈련 일정이 잡혀 있고 올해 한국, 미국, 일본, 벨기에 등이 참가했다. 공군은 또한 이번 사고로 중단했던 KF-16 계열 전투기 비행도 오는 13일부터 재개하기로 했다.
올해 들어 공군 조종사 실수로 발생한 사고는 이번이 벌써 3번째다. 지난 3월 6일 공군 KF-16 전투기 2대가 경기도 포천에서 시행된 한·미연합훈련 중 민가에 MK-82 공대지 폭탄 8발을 투하하는 초유의 '민가 오폭'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민간인 40명과 군인 26명 등 모두 66명이 다치고 건물 203동, 차량 16대 등 219건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또 지난 4월 18일엔 공군 KA-1 공중통제공격기가 비행훈련 중 기관총과 연료탱크 등 무장을 지상으로 낙하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기관총 2정과 12.7㎜ 실탄 총 500발, 연료통 2개가 지상으로 떨어졌는데, 다행히 산악 지역이어서 민간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공군은 "연이은 사고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공군은 통렬한 반성과 실효성 있는 후속 조치를 통해 유사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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