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관세 장기화에...글로벌 완성차, 미국 생산 늘리고 공급망 재편"

지난 4월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있는 도널드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연합뉴스
지난 4월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입차 관세 정책이 목표했던 대로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대미(對美) 투자 확대와 공급망 재편을 앞당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15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미국 관세 조치에 따른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대응 현황'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완성차업체들은 관세에 대응하기 위한 초기 조치로 △ 마진 및 인센티브 축소를 통한 관세 비용 흡수 △ 북미 생산 물량·부품 조달처 조정을 통한 생산 비용 절감을 택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공급망 재편, 최종 조립 공장 이전 등 대미 투자 확대를 계획 중이다. 이는 미국 자동차 산업 부흥을 목표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의도와 맞아떨어진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실제 완성차 브랜드들은 가격 인상 없이 판매전략 수정을 꾀하고 있다. 미국 브랜드로는 포드와 스텔란티스가 일부 모델에 직원가 할인을 적용하며 가격 방어에 나섰다.

유럽 브랜드와 아시아 브랜드들은 미국 수출량을 줄이는 한편 재고를 통해 가격 동결을 유지 중이다. 폭스바겐그룹은 지난 4월부터 아우디·포르쉐의 미국 선적을 잠정 중단했고, 메르세데스-벤츠는 GLA 등 엔트리급 모델 미국 시장 판매 중단을 검토했다.

아울러 폭스바겐그룹은 이번 달까지 현지 가격을 동결하고, 벤츠도 2025년형 모델에 있어 가격 동결을 발표하는 등 가격 인상에는 모두 부정적인 입장이다.

현대차그룹도 현재까지 현대차·기아·제네시스 가격을 동결 중이고, 일부 차종 대상 특별 현금 할인도 다음 달 7일까지 연장했다.

도요타와 혼다는 올해 영업이익이 각각 작년 동기 대비 21%(1조엔), 59%(7100억엔) 줄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가격 조정에는 신중한 접근을 취하고 있다.

미국 관세는 이들의 중장기적 생산 전략에 큰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GM은 미국 인디애나주 조립공장 생산 확대, 뉴욕 토나완다 엔진공장 9억 달러 투자에 이어 이달 초 오하이오 등 미국 내 조립공장 3곳에 향후 2년간 40억 달러(약 5조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반면 캐나다 전기상용차 조립공장은 가동 중단 및 감원 계획을 발표했고, 캐나다 오샤와 공장도 700명을 감원하며 축소 운영할 방침이다. 또 멕시코에서 생산하던 쉐보레 블레이저 SUV 등 2종을 2년 후부터 전량 미국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스텔란티스도 캐나다·멕시코 조립 공장을 한시적으로 중단하는 한편 일부 픽업트럭 모델 생산을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반면 비미국 완성차 브랜드들은 일제히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릴 준비를 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전기 픽업·밴 생산을 위한 미국 채터누가 공장 확장을 검토 중이고, 아우디는 미국 현지 생산을 위한 후보지 3곳을 점찍은 상태다.

벤츠는 2027년부터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 핵심 신형 모델을 배치하고, 북미용 GLC를 생산할 예정이다. BMW도 내년부터 미국 스파턴버그 공장의 연간 생산량을 48만대로 확대하고, 차세대 전기 SUV를 생산한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210억 달러 규모의 현지 투자를 단행해 판매 물량 현지화율 70%를 달성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하이브리드차 혼류 생산체계를 갖춰 현지 생산량을 연간 120만대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도요타는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공장에 8800만 달러를 추가 투자해 하이브리드차 핵심부품 조립 라인을 신설하고, 신형 RAV4 생산을 일본·캐나다에서 미국 켄터키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혼다는 미국 오하이오주 신공장 투자액을 3억 달러 증액했다. 또 시빅 HEV 생산을 일본 사이타마현에서 미국 인디애나 공장으로 이관할 예정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최대 자동차 시장인 만큼 관세를 피하기 위한 완성차업체들의 노력이 치열한 가운데 미국 브랜드인 GM이 미국 밖 해외 생산 물량을 줄이고 있는 것은 한국GM에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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