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미국의 직접 군사 개입으로 새 국면을 맞이했다. 그동안 이스라엘과 이란의 공방전을 숨죽이며 지켜보던 중동 전역으로 불똥이 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요르단은 영공을 폐쇄했고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관 외곽에는 이라크 보안군이 긴급 배치됐다. 또 미국은 이라크발(發) 항공편을 재개해 현지 외교 공관의 인력을 철수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중동 국가들은 이란-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이 확산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이 같은 우려는 미군의 직접 개입으로 더욱 커졌다고 짚었다. 특히 이란이 향후 중동 내 미군 기지, 석유 인프라, 해상무역로 등을 겨냥한 대리 보복에 나설 가능성을 경고했다. 현재 중동에는 카타르, 바레인, 쿠웨이트, 이라크 등에 약 4만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만큼 이란이 이들을 상대로 공격에 나선다면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수 있다.
이에 세계 주요 정상들도 확전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미군의 이란 타격을 가리켜 "이미 벼랑 끝에 내몰린 지역에서의 위험한 확전이며 국제 평화 및 안보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언급했고,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중동 지역 상황이 여전히 불안정하다"며 "이 지역에서의 안정성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다만 하마스, 헤즈볼라 등 이란이 지지하는 '저항의 축' 세력이 이스라엘과의 전쟁으로 크게 약화된 상황에서 이란의 보복 수단 역시 제한적이라고 영국 가디언지는 진단했다.
한편 많은 중동 국가들은 이란의 세력 약화를 조용히 반기고 있다면서도 이스라엘의 중동 내 위상 확대와 그다음 행보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중동 수석 분석가인 디나 에스판디어리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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