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늘었는데, 성과급 줄었다…네오플·한컴 IT 노조 집단행동 예고

  • 네오플, 24일 서울 25일 제주 결의대회

  • 한컴, 노동위원회 조정 결렬…협상 진행중

지난 5월 네오플 노동조합이 서울 및 제주에서 집회를 가졌다 사진네오플 노조
지난 5월 네오플 노동조합이 서울 및 제주에서 집회를 가졌다. [사진=네오플 노조]
정보기술(ICT) 업계의 하투가 심상치 않다. 주요 기업 노동조합들이 파업을 선언하고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의 개발 자회사 네오플 노조는 오는 24일 서울에서, 25일에는 제주 본사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3일간 전면 파업에 돌입한다. 네오플 노조가 전면 파업에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노조에 따르면, 네오플은 작년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중국 흥행에 힘입어 매출 1조 3783억 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개발 인력이 받는 성과급은 예고됐던 금액의 3분의 2 수준으로 삭감됐고, 이에 대해 사전 합의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전년도 영업이익의 4%에 해당하는 약 393억 원을 수익분배금(PS)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사측과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해 단체행동에 나선 것이다. 파업 이후에는 주 40시간 초과 근로 거부 등의 쟁의 행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네오플측은 PS 제도 대신 ‘성과에 기반한 보상’을 기조로 신규 개발 성과급(GI), KPI 인센티브(KI) 등의 성과급 제도를 운영하며 성과에 상응하는 보상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규 개발 성과급(GI)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중국 출시 지연에 따라 지급 기간을 2년 추가 연장해 운영하기로 해 지급률이 일부 변경됐다고 밝혔다.

네오플 관계자는 "올해 초 총 1400억 원 수준의 1차 GI를 지급했고 내년까지 2~4차 GI를 지급할 예정으로 성과급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라며 "교섭과정에서 기존 보상 체계와는 별도 보상안을 제시했으나 노조측이 수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글과컴퓨터(한컴) 노사 역시 갈등이 커지고 있다. 한컴은 지난해 매출 3048억 원을 기록하며 최대 실적을 경신했지만 임금 인상률은 사측이 4.3%, 노조는 7.3%로 차이가 크다. 지난달 노동위원회 조정도 결렬됐다. 다만 한컴 측은 "현재도 협상이 진행 중이며, 성실히 대화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 노조는 최근 파업 직전까지 갔으나, 사측이 수정안을 제시하며 파업은 일단락된 상태지만 분사 등의 문제로 여전히 불씨는 남아 있다. 쿠팡 역시 최근 통합노조를 설립하며 사측에 포괄임금제 폐지, 최하위 평가 등급 강제 할당 폐지 등의 요구를 사측에 제시했다. 

ICT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며 개발자 연봉이 급상승한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고 항변한다. 한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개발자의 평균 연봉 상승률은 2022년 10.7%에서 2024년 7.3%로 둔화됐다.

노조측은 경영 여건이 나아졌고 성과도 가시화 됐는데, 보상은 줄고 복지 혜택도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다고 주장한다. 

전문가들은 성과에 대한 내부 신뢰가 무너지면서, IT기업 내부의 고질적 불투명성과 구조적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회사가 어려운데 이익을 더 달라고 하면 비판 받을 수 있지만, 기존의 성과 배분 관행이나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