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성남에 있는 오아시스마켓 본사 전경 [사진=오아시스마켓]
신선식품 새벽배송 전문기업 오아시스마켓(오아시스)이 티몬을 인수하면서 몸집을 키우게 됐다. 하지만 지난해 미정산 사태로 티몬 공신력이 크게 추락한 상황. 그렇다 보니 오아시스 인수 성과 여부는 소비자·판매자(셀러) 신뢰 회복에 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서울회생법원은 티몬 회생계획에 대해 강제인가 결정을 내렸다. 법원은 "회생계획안 인가가 회생담보권자, 회생채권자, 근로자를 비롯해 기타 모든 이해관계인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해 부결된 회생계획안 내용대로 상거래채권 회생채권자를 위해 권리보호조항을 정해 강제인가 결정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회생계획안이 상거래채권 회생채권자의 조에서 법정 다수의 동의를 얻지 못해 부결됐다고 하더라도 청산가치 보장의 원칙을 준수하고 있는 점, 회생채권자 의결권 총액의 절반 이상(59.47%)이 회생계획안에 동의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회생계획 인가 전 성사된 인수합병(M&A)을 통해 인수대금이 모두 납입돼 회생계획안 수행 가능성이 매우 높은 점, 회생계획안이 인가되면 사업을 계속 영위할 수 있어 근로자 고용보장에도 도움이 되는 점 등도 고려했다고 부연했다.
오아시스는 티몬 인수를 계기로 단숨에 외형 확장을 이루게 됐다. 오아시스 회원 수는 약 200만명이며 회원 500만명을 보유한 티몬을 품은 오아시스는 인지도와 플랫폼 경쟁력을 동시에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이번 인수가 오아시스의 기업공개(IPO) 재도전 발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오아시스는 2023년 IPO를 추진했으나 무산된 바 있다. 당시 오아시스는 1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평가받길 원했으나 수요예측 결과 6000억~7000억원에 그쳤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인수가 기대한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티몬 실적 악화와 대외 신뢰도 추락 문제를 동시에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티몬은 2021년 66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2022년 1526억원, 2023년에는 248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여기에 지난해 발생한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로 소비자와 셀러 신뢰가 무너진 상황이다 보니 자금 투입만으로는 정상화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시 말해 중장기 신뢰 회복 전략이 절실하다는 뜻이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동의하지 않은 채권단 분들도 있어 말 한마디가 조심스러우나 인수가 확정된 이상 앞으로 티몬 정상화를 위해 매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업계 최저 수수료와 구매확정 후 익일 정산시스템을 즉시 도입해 기존에 피해를 입은 셀러들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임직원 급여와 회사 운영비 확보를 위해 추가적인 재원을 투입하고 직원 고용 안정과 회사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티몬의 정확한 리오프닝(경영 활동 재개) 시점과 구체적인 운영 계획은 추후 발표될 예정이다.
한편 티몬을 품게 된 오아시스는 13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29억원으로 전년 대비 72% 증가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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