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야말로 역대급 '불장'이다. 이란과 이스라엘이 휴전했다는 소식에 코스피와 코스닥이 '쌍축포'를 쐈다. 코스피는 3년 9개월 만에 3100을 돌파했고, 코스닥도 11개월 만에 800 고지를 밟았다. 상승랠리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증권가에선 내년 상반기 3600(코스피 기준)까지 뛸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24일 코스피는 장 초반부터 급등세를 보였다. 이날 새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이스라엘 휴전 합의 소식을 개인 SNS에 올리면서 중동 확전이란 초대형 리스크가 해소될 것이란 기대심리가 반영된 덕분이다.
개장 직후 코스피는 전장 대비 46.67포인트(1.55%) 오른 3061.14로 출발해 상승 폭을 키워나갔다. 최종적으로는 전 거래일 대비 2.96% 상승한 3103.64에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가 3100을 넘긴 것은 3년 9개월 만이다. 지수가 지난달 23일 2592.02였던 것과 비교하면 한달새 511p 올랐다.
이날 상승세는 외국인과 기관이 이끌었다. 외국인은 4525억원가량 순매수하며 전날 매도세를 뒤집었고, 기관도 2860억원가량 순매수했다. 개인은 6562억원을 순매도했다. 증시가 급등하자 개인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대부분이 상승했다. 삼성전자(4.31%), SK하이닉스(7.32%), 삼성바이오로직스(1.21%), LG에너지솔루션(2.21%), KB금융(4.37%), 현대차(2.23%), HD현대중공업(6.92%) 등이 올랐다. 반면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수혜주로 꼽히던 방산주 등은 차익 실현 매물로 다소 주춤했다. 4거래일 연속 상승하던 풍산은 전 거래일 대비 7.94%(1만800원) 떨어진 12만5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와 환율도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다. 유가는 이란-이스라엘 전쟁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조정됐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23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전장 대비 7.2% 떨어진 68.5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도 하락세(원화 강세)를 보이며 이날 24.1원 내린 1360.2원에 거래를 마쳤다.
증시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이를 반영하듯 국내 증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도 다시 늘고 있다. 지난 17일 65조원을 돌파한 뒤 63조원대까지 빠졌던 투자자 예탁금은 23일 기준 다시 65조원까지 늘었다.
코스피가 내년 상반기 3600선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김병연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투자전략부 이사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배당 분리과세, 상속세 개편안, 자사주 매입·소각 확대 등 정책이 현실화하면 내년 상반기에 코스피는 3600선까지 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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