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매입 수요가 확대되면서 비수도권 주택시장과의 차별화가 심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서울 주택시장이 여건 변화에 과도하게 반응하면서 금융불균형 위험이 다시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은이 25일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의 '최근 주택시장의 특징 및 시사점'에 따르면 2023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수도권 주택매매가격은 서울(16.1%)을 중심으로 9.6% 올랐다. 같은 기간 비수도권은 오히려 1.7% 하락해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분양·경공매 시장에서도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청약경쟁률과 경공매 낙찰가율의 격차가 확대되는 흐름을 보였다.
거래량 측면에서도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차별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의 주택수급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이후 수도권은 줄곧 장기평균을 웃돌았지만 비수도권은 여전히 평균을 밑돌고 있다. 특히 비수도권은 매매가격 하락과 공사비 상승으로 분양가가 오르면서 미분양 물량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한은은 금리 인하 흐름 속에서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커지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매입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고 봤다. 지역 간 인구 이동과 성장률 격차 등 구조적 요인도 수도권·비수도권 간 주택시장 차별화를 심화시키는 배경으로 추정됐다.
[표=한국은행]
또 서울지역의 주택가격 흐름이 여건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최근 토지거래허가구역 일부 해제로 시작된 서울지역 주택가격 상승기를 살펴보면 주간상승률이 5주 만에 0.1%, 7주 만에 0.2%를 기록했다. 이는 2023년 2024년에 비해 가파른 상승세다.
특히 최근에는 거래량이 다시 증가하고 가격 상승폭도 확대되는 추세다. 이는 서울을 중심으로 기대심리가 커지면서 매입 대기수요가 여건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주택자 규제 완화 등으로 선호 지역 내 1주택 보유 유인이 커진 것도 서울 수요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한은이 주택시장 위험지수를 통해 평가한 결과 서울지역 주택시장 금융불균형 위험이 최근 들어 빠른 속도로 재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장정수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주간단위 상승률은 서울 0.2%, 강남 일부 지역은 0.7%로 굉장히 빠른 속도라 엄중히 보고 있다"며 "금리 수준이 낮아질수록 가계대출과 주택 가격에 대한 상방 압력은 훨씬 더 커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소비자 동향조사에서도 주택전망지수가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부동산 가격 상승의 큰 원인은 기대 심리"라며 주택 공급에 대한 안정적인 공급이 이뤄질 것이라는 확신과 일관성 있는 거시건전성 정책이 이뤄져야 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