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나토 집단방위 이행 확답 못해…IP4 회동도 불참

  • 트럼프 "나토의 친구가 되는 데 전념"…나토 수장 "유럽, 美 의심 그만"

  • 마이니치 "이시바, '트럼프 IP4 회동 불참' 통보에 나토 회의 참석 취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 국내총생산(GDP)의 5%까지 국방비를 증액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나토 집단방위 이행에 대해 답변을 피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에서 예정된 한국 등 인도·태평양 4개국(IP4)과 특별회동에 불참하기로 했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나토 정상회의로 이동하는 전용기에서 나토 조약 5조를 지키겠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당신이 (5조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달렸다. 5조에는 여러 정의가 있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난 나토의 친구가 되는데 전념하고 있다”며 “난 여러 회원국 정상과 친구가 됐으며 그들을 도와주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토 조약 5조는 동맹국 중 한 곳이 공격받으면 모든 동맹국이 공격받은 것으로 간주해 대응한다는 집단방위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2001년 9·11 테러로 미국이 공격당한 것을 나토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집단방위 조항을 발동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약 5조와 관련한 답변의 의미를 명확히 설명해달라는 질문에 “난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거기(나토 정상회의) 도착하면 정확한 정의를 내려주겠다”며 “난 그저 비행기 뒤편에서 하고 싶지 않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의 국방 지출과 관련해 “스페인이 문제다. 스페인은 동의하지 않는데 그것은 나머지 사람들에게 매우 불공정하다”고 지적했다. 나토 회원국들은 이번 정상회의를 앞두고 국방비 지출을 2035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에 합의했지만, 스페인은 예외를 주장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한테서 받은 것으로 보이는 문자 메시지를 올렸다. 뤼터 사무총장은 문자에서 “쉽지 않았지만, 우리는 모두가 5%에 서명하게 했다”며 “당신은 그 어느 미국 대통령도 수십년간 하지 못한 업적을 달성할 것이다. 유럽은 응당히 (국방비를) 크게 지불할 것이며 이건 당신의 승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뤼터 사무총장은 이날 나토 정상회의 퍼블릭포럼 행사에서 동맹으로서 미국의 신뢰도를 묻는 말에 “미국 대통령과 고위 지도부의 나토에 대한 공약은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나토 집단방위 5조 이행, 갑작스러운 미군 철수 등에 관한 질문을 수없이 받았다면서 “유럽 동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걱정 좀 그만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나토에 따르면 애초 회의 둘째 날인 25일 오후로 잡혔던 ‘미국+나토+IP4’ 회동이 ‘나토+IP4’ 형식으로 변경됐다. 나토 당국자는 이날 백그라운드브리핑에서 관련 질의에 “당초 미국도 참여하는 형태로 개최하려 했으나 일정상 이유로 가능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나토는 지난 22일 트럼프 대통령과 뤼터 사무총장,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IP4 간 회동이 열릴 예정이라고 안내한 바 있다.
 
그러나 나토 측의 특별회동 일정 공지 이후 이재명 대통령이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대통령실 발표가 나왔고, 다음 날인 23일에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도 불참한다고 일본 정부가 발표했다. 호주의 경우 일찌감치 올해 정상회의를 건너뛰기로 한 상황에 한국, 일본 정상 참석이 잇달아 불발되면서 IP4 특별회동 자체가 성사되기 어렵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왔다.
 
마이니치신문은 25일 이시바 총리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취소한 것은 애초 현지에서 예정된 IP4 회동에 트럼프 대통령이 불참한다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IP4와 회동에 불참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이란 공격에 대해 동맹국 정상으로부터 성가신 소리를 듣는 것이 싫었던 것 아닌가”라고 마이니치에 말했다. 마이니치는 “트럼프 대통령과 의견 교환을 중시하던 이시바 총리는 한국, 호주와 보조를 맞춰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취소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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