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적인 자국 우선주의 속에서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등 다른 지역도 자국에 생산 시설을 유치하기 위해 각종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국내 수출 기업들로서는 해외로 진출할 유인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도 현재까지 자동차 기업들은 국내 생산공장을 유지하고 완성차 수출을 늘리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제조사로서는 현지 정부가 지급하는 보조금을 받으면서 해외 생산을 늘리는 것이 좋겠지만 해외 생산 비중 급증으로 인한 국내 생산 시설 공동화 현상과 이에 따른 일자리·시장 축소 등을 염두에 두고 속도 조절을 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은 단순히 차량을 생산하고 수출하는 것을 넘어 국내 산업 생태계 전반과 연결된 핵심 산업이다. 완성차 업체를 중심으로 1~4차 협력사와 자동차 애프터마켓 산업까지 포함하면 전체 고용의 약 30%가 직간접적으로 연계되어 있다고 분석된다. 특히 자동차 생산을 제외한 자동차 애프터마켓 규모만 해도 약 150조원에 이르며 이는 내수 경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 약화는 단순한 기업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경제 전체의 약화이다.
또한 여전히 전체 물량의 절반 이상이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어 막대한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이처럼 국가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함에도 가장 지원을 받지 못하는 분야가 자동차 산업이다. 개별소비세 인하와 같은 일시적 처방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보다 실질적인 지원 방안이 요구된다. 한국 자동차 업계를 대표하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여전히 높은 영업이익을 거두고 있어 지원이 필요하지 않다는 시각도 있지만 불확실성으로 인해 좋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지금이 가장 위기라고 할 수 있다. 이미 미국의 관세 부과로 인해 수조 원대 손실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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