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건강한 삶을 유지하려면 각종 질병을 예방·진단·치료할 수 있는 다양한 의약품이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가축도 효과적인 동물약품을 적기에 사용해야 튼튼하게 자랄 수 있다. 우리 축산업이 지금처럼 발전할 수 있었던 데에는 국내의 우수한 동물약품 제조 기술과 생산 기반이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동물약품 기업들이 처한 여건은 녹록지 않다. 국내 동물약품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로, 최근 3년간 1조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반면 세계 시장은 2022년 61조원에서 2032년 129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해외시장 개척이 절실한 이유다.
문제는 수출 과정의 현실적 제약이다. 해외시장 정보가 부족하고, 국가별 인허가 절차가 천차만별이어서 중소기업이 독자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아무리 기술력이 뛰어나도 혼자 힘으로 해외시장을 뚫기란 버겁다. 동물약품을 비롯한 축산 투입재 생산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에 함께 참여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적 수준의 축산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전수하면 개발도상국의 생산성을 단기간에 크게 높일 수 있다. 동물약품을 비롯한 국산 농기자재 패키지를 현지에 원활히 공급하는 체계도 중요하다. 필요한 제품이 제때 공급되지 않으면 현지 축산농가의 만족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수출기업 간 협력이 절실한 대목이다.
올해는 공모를 통해 K-낙농기술을 수출하는 중소기업 컨소시엄이 구성돼 우즈베키스탄 현지에서 젖소 100마리를 대상으로 국산 낙농 기자재의 효과를 실증 중이다. 이에 따라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동물약품을 포함한 농기자재 10종에 대한 사용을 임시 허가했으며 수정란 이식에 필요한 호르몬제 2종은 정식 허가를 받았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수출하려면 상대국의 인허가를 먼저 통과해야 한다. 이때 농업기술 ODA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 우리 제품의 효과와 안전성을 현지 축산농가와 정부 관계자에게 직접 입증할 수 있다. 신뢰가 쌓이면 현지 바이어의 구매 의향도 높아진다.
개발도상국은 인구 증가와 소득 향상으로 동물성 단백질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축산 기술이 낙후돼 우리 기술의 도움이 절실한 나라가 많다. 그중에서도 중앙아시아와 몽골 등은 가축 질병으로 인한 피해가 특히 크다.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K-축산기술을 적극 전수한다면 해당 국가의 축산업 발전을 돕는 동시에 우리 동물약품의 수출도 활성화될 것이다.
그동안 우리 축산업 발전을 이끌어온 K-동물약품이 이제는 세계 축산인의 든든한 동반자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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