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피지컬 AI 3대 강국 도약 하려면…"생태계 구축, 전략 수립 서둘러야"

  • 로보티즈 대표 "한국 경쟁 상대는 오직 중국"

  • 한재권 교수 "범용 휴머노이드, 한국 제조업 현장에 답 있어"

지난 4월 K-휴머노이드 연합 출범식에서 유홍림 서울대학교 총장이 축사를 하고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4월 K-휴머노이드 연합 출범식에서 유홍림 서울대학교 총장이 축사를 하고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이 미국, 중국과 함께 향후 피지컬 인공지능(AI)과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의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골든 타임' 이 임박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은 민간 기업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 중국은 국가 주도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며 산업을 육성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체계적인 생태계 구축과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일 국회 인공지능(AI) 포럼이 주최한 '피지컬 AI 시대의 휴머노이드 로봇' 세미나에서 당면한 경쟁자는 중국, 우리 산업계가 갖춰야 할 것은 생태계 구축과 장기적인 전략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날 세미나에는 이인선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해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AI포럼 책임연구의원), 이달희·조승환 의원 등 여야 의원들이 참석해 산업 육성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김병수 로보티즈 대표는 "모든 산업이 마찬가지지만, 특히 로봇 산업은 지금이 골든타임"이라며 "예전에는 일본, 유럽, 대만 등 여러 국가가 경쟁자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명확히 중국만이 경쟁 상대"라고 말했다. 

그는 "로봇 생산 과정에서 엔지니어들이 핵심 부품을 고를 때 부품 20개 중 19개가 중국산"이라며 "중국의 기술력과 공급망 장악력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지난 4월 발표한 '휴머노이드 100'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2월까지 휴머노이드 로봇 모델을 공개한 전 세계 66개 기업 중 40곳이 중국 기업이었다. 한국 기업 중에는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로봇 기술의 패러다임이 '피지컬 AI'로 넘어가고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피지컬 AI는 단순히 정보를 처리하고 답변하는 수준을 넘어 인간의 세밀한 감각과 동작을 재현하는 로봇 기술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현재 기술 수준은 아직 일상생활에서 활용될 만큼 정교한 손동작 구현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선보인 휴머노이드 로봇을 언급하며 "화려한 동작이 가능한 훌륭한 로봇임은 분명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생산성과 직결되느냐는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재권 한양대 교수(에이로봇 CTO)는 한국의 경쟁력이 제조업 현장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을 대신해 24시간 일할 수 있는 범용 휴머노이드 로봇을 만들기 위해서는 현장에서의 행동 데이터 수집이 핵심"이라며 "한국은 제조업 강국인 만큼 다양한 작업 환경에서 쌓인 데이터와 숙련된 산업 기반을 바탕으로 손재주 좋은 로봇을 개발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범용성을 갖춘 로봇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모방 학습, 행동 데이터 시뮬레이션, 데이터 증폭 기술 등이 함께 발전해야 하며, 이를 위해 배터리, AI 반도체, 대·소근육에 해당하는 액츄에이터 기술의 고도화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은 단일 기술이 아닌 '생태계 산업'이라는 점도 강조됐다. 반도체, 배터리, 액츄에이터, 센서 등 수많은 부품과 기술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하며, 이는 과거 자동차 산업이 성장했던 구조와도 유사하다.

정부와 학계는 이러한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4월 'K-휴머노이드 연합'을 출범시켰다. 이 연합은 오는 2030년까지 총 1조 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생태계를 구축하고 한국형 휴머노이드 산업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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