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황해북도 평산에 위치한 우라늄 정련공장에서 정화되지 않은 방사성 폐수가 서해로 유입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이를 뒷받침할 만한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북한 전문매체 NK뉴스가 2일 보도했다.
NK뉴스는 평산 우라늄 농축 공장 인근 지역을 촬영한 위성사진 46장을 분석한 결과, 북한 당국이 문제의 누수 폐수관을 교체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다만 방사성 폐수의 유출 정황은 없다고 덧붙였다. 해당 공장은 남북 접경지역인 남천강변에 위치해 있어 환경오염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온 곳이다.
평산 공장에서 배출된 폐수가 하류를 따라 한강 하구와 서해로 흘러들어가 환경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9년 위성 분석을 토대로 이 공장의 폐수관에서 2003년부터 누수가 이어져 왔다는 민간 분석이 나왔으며, 당시 한국 정부가 실시한 수질 검사에서는 방사선 수치가 기준치를 초과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지난달 12일 대북 매체 데일리NK는 평산 공장이 기존 누수관뿐 아니라 새로 건설된 배수로를 통해 오염된 폐수를 방류하고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며 관련 의혹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기존 폐수관은 폐수처리 시설에서 출발해 약 127m 길이의 곡선형 경로를 따라 남천강을 가로질러 침전지로 폐수를 이송하는 구조다. NK뉴스는 문제의 누수가 이 곡선형 관과 이송관의 연결부에서 발생했으며, 강 수위가 높을 때는 검은 슬러지가 강둑을 타고 강물로 직접 유입되는 장면이 자주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NK뉴스는 “북한이 평산 공장에서 독성 슬러지를 배출하고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눈에 띄는 증거는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2023년 6월 16일부터 2025년 6월 8일까지의 고해상도 위성사진에는 2023년 10월 16일부터 2023년 12월 7일 사이에 누수 폐수관이 교체된 정황이 포착됐으며, 이후부터는 누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당초 폐수관은 두 개의 파이프가 연결된 형태였다. 폐기물 처리 시설에서 폐기물을 끌어오는 파이프가 저수지로 흘려보내는 이송 파이프로 연결됐는데, 두 파이프가 만나는 지점이 누수의 원인이었다고 NK뉴스는 설명했다.
이 매체는 폐수가 방류됐다고 해도 방사능보다는 중금속 등 화학적 오염 가능성이 더 높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 정부도 1일 한강 하구와 서해에서 방사선 수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또한 NK뉴스가 확보한 플래닛 랩스 위성사진을 보면 지난달 촬영된 사진에는 기존 폐수 누출 피해 지역에서 풀이 다시 자라는 모습이 담겼다.
다만 NK뉴스는 북한이 평산 우라늄 공장 보수에 나선 건 핵 프로그램을 중단할 의사가 없다는 강력한 신호로 해석된다고 짚었다.
평산 공장 중심부에는 원래 8기의 화학물질 저장탱크가 설치돼 있었는데, 2024년 11월쯤 1기가 추가된 데 이어 지난 6월 또 1기가 증설되면서 현재 총 10기로 늘어났다. 이 탱크들에는 우라늄 광석에서 우라늄을 추출·정제하는 데 사용되는 황산 등 산성 및 알칼리성 용액이 보관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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