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측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통화가 서로 입장을 교환하는 좋은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타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2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두 정상이 전날 프랑스 측 주도로 2시간 이상 통화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그들은 충분히 상세히 의견을 나눴다"며 "서로 입장을 전달하는 좋은 기회였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이번 전화를 통해 우크라이나 문제와 이란·이스라엘 갈등,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 등을 논의했다. 두 정상이 통화한 것은 2022년 9월 이후 약 3년 만이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그간 대화할 준비가 됐다는 의사를 반복해서 밝혔고, 이번 통화에서 대면 회담에 대한 논의는 오가지 않았다며 "지금까지는 전화 통화로 입장을 교환하는데 충분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독일과 영국 측의 대화 요청은 아직 없었다고 덧붙였다.
대변인은 마크롱 대통령이 '새 현실'을 고려해 우크라이나 평화 조건을 논의할 준비가 됐다는 신호를 줬느냐는 질문엔 "그러지 않았다"고 답했다.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전날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해결 방안이 포괄적·장기적이어야 하고 위기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며 새로운 영토 현실에 기반해야 한다는 러시아의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러시아에서는 그간 러시아와 대화를 단절한 서방을 비판하며 푸틴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의 전화 통화를 환영하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레오니트 슬루츠키 하원(국가두마) 국제문제위원장은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러시아와 프랑스 대통령 간 대화는 3년 만에 처음으로, 유럽 외교가 혼수상태에서 깨어나고 있다는 신호"라고 언급했다.
슬루츠키 위원장은 "연락을 끊은 쪽은 러시아가 아니라 유럽의 강경파였다"면서 서로 입장이 다르더라도 지속 가능한 평화와 안정, 공동 안보를 위해 대화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콘스탄틴 코사체프 러시아 상원(연방평의회) 국제문제위원장도 텔레그램에서 "서방과 러시아의 대화는 서방이 끊었고, 그로 인해 세계는 더 나빠졌다"며 "대화가 체계적으로 회복되면 세계는 더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핵보유국이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두 국가 정상 간 대화 중 엇갈린 평가가 오가더라도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라고 부연했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이 경청하려는 태도를 가져야 하며, 위기가 커지는 상황에서 이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크롱 대통령이 이번 통화로 푸틴 대통령과 대화하지 않는다는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를 앞섰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통화함으로써) 유럽의 모든 지도자를 추월할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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