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항일전쟁 승리 유적지를 찾았다. 중국이 올해 항일전쟁 승리를 기념하는 '전승절' 80주년을 맞아 대규모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항일전쟁 정신을 강조하고 나선 모습이다.
8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오후 산시성 양취안시에 있는 백단대전 기념비 광장을 방문해 전사자들에게 헌화하고 기념관을 참관했다. 백단대전은 항일전쟁 당시 중국공산당이 이끄는 팔로군(八路軍)이 중국 화베이(華北) 지역에서 일본군과 벌인 일련의 전투를 말한다.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항전 열사·영웅의 업적을 추억하고, 중국공산당이 항일 군민의 적개심과 용감한 외세 항전을 지도한 찬란한 역사를 되새겼다"며 "현지 혁명 역사 교육과 위대한 항전 정신 전승·발양 상황을 파악했다"고 전했다.
전날 중국 매체들은 7·7 사변일을 집중 조명하기도 했다. 7·7 사변은 1937년 7월 7일 일어난 루거오차오(盧溝橋·노구교) 사건으로, 당시 베이징 교외 다리인 루거오차오에서 주둔하던 일본군이 중국군의 도발을 주장하며 공격을 개시한 것을 말한다. 중국 내에서는 이 사건을 항일전쟁의 기점으로 여긴다.
특히 올해는 중국 당국이 지난 6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731부대의 생체실험 만행을 입증하는 추가 증거를 공개했다. 만주에 주둔했던 일본 관동군 소속 생화학 부대인 731부대는 세균전을 목적으로 반인륜적인 생체실험을 자행했던 곳이다. 이번에 공개된 추가 증거는 하얼빈 소재 731부대 죄증진열관이 수집한 것으로, 전(前) 731부대 해부학자인 쿠루미자와 마사쿠니의 83분 분량 증언 영상이다. 여기엔 자신이 한국인과 중국인 등을 포함해 300여명을 생체실험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편 대만 정부는 7·7 사변을 기념하지 않는 분위기로 대만 내에서는 이에 대한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쉬차오신 국민당 의원은 라이칭더 총리가 지난 5월 유럽의 전승절 80주년을 축사한 것을 언급하며 항일전쟁에 대한 침묵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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