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날보다 0.1원 오른 1367.9원을 기록했다. 환율은 전날보다 5.3원 오른 1373.1원에 출발해 꾸준히 수준을 낮춰 오후 한때 1365.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2% 오른 97.358을 나타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간밤 무역 서한에서 한국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지만, 부과 시점을 내달 1일까지 유예했다. 이는 지난 4월 2일에 한국에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관세율과 같은 수준으로, 사실상 협상 시한을 오는 9일에서 다음 달 1일까지 약 3주간 연장한 셈이다.
협상이 잘 이뤄진다면 관세 부과 시점을 더 연장할 수도 있다는 뜻도 덧붙였다. 이에 시장에서는 예상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전개된 것으로 해석하면서 투자 심리를 유지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516억원어치를 순매수해 환율 하락에 기여했다.
박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서한 형식을 빌어 본인의 관세 정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대내외 알렸지만 결과적으로 협상 시간을 연장하는 모양이어서 일종의 트럼프 대통령의 타코(TACO) 트레이드로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4월 발표한 대 유럽연합(EU) 상호관세율은 20%인데 만약 영국과 베트남에 이어 EU와 관세 협상을 타결한다면 관세 불확실성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성락 국제금융센터 자본유출입분석부장은 "미국이 서한 등을 통하여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관세 리스크를 다시 상기시켰으나 협상 기한이 연장된 점을 시장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위협을 가하면서도 합의를 이끌어내는 전략을 견지하면서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대체로 최근의 달러 약세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 우세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무역협상이 진전되지 않을 경우 8월 1일에 다가갈수록 시장 불안이 커질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는 "올해 저조한 경제성장률이 예상되는 가운데 최종 관세율이 25%로 확정되는 경우 수출 주도의 한국 경제구조상 성장의 추가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현지 반응을 전했다.
한은은 "한국은 수출 비중상 산업별 관세(자동차·철강 등) 대상 품목의 노출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상호관세 이외에도 산업별 관세 전개사항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그동안 트럼프 관세정책의 가변성이 높았던 데다 관세발효일인 8월 1일까지 유예기간이 있어 이 기간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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