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로 11회를 맞은 이번 포럼은 급변하는 글로벌 분쟁환경 속에서 중재 및 조정 실무의 전략적 활용, 기업지배구조 관련 분쟁, 건설 관련 분쟁, IP 관련 분쟁 등을 다층적으로 조망한 자리였다. 국내외 중재 전문가, 사내변호사, 정부기관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신청하여 열띤 관심을 보였다.
개회사에서 박은영 광장 국제분쟁그룹장(사법연수원 20기)은 한국 국제중재시장이 IMF 이후 가파른 성장을 거듭해왔음을 짚으며, 향후에는 글로벌 무역 갈등, 산업별 규제 강화 등에 따라 헬스케어, 반도체, 전기차 등 산업군에서의 분쟁 리스크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영문 계약서를 한국법에 적용할 때 발생하는 구조적 불일치 문제는 절차적 혼선과 해석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며, 국제계약 설계 단계에서 법체계 간 조화를 염두에 둔 정교한 접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광장 국제중재팀 공동팀장인 잭 샤프(Zac Sharpe) 외국변호사 등이 중재 및 조정에 관한 전세계적 흐름 및 실무적 쟁점을 집중 조명했다. 잭 샤프 변호사는 특히 다단계 분쟁해결조항(Multi-tier Dispute Resolution Clauses)에 대하여 JV, 건설, 거래계약 등에서의 모호한 문구는 실제로 실효성이 낮은 절차로 작동하거나, 추가적인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러한 리스크를 피하기 위하여 △조건선행조건(condition precedent) 형식의 표현 지양 △‘친화적 논의’ 등 애매한 용어 배제 △조항 도입 목적과 실질 효과에 대한 사전 검토의 중요성을 제시했다.
패널은 공급망 규제, 계약 문서화 실패, 설계 변경 등으로 인한 분쟁 증가 가능성을 지적하며, 계약 체결 단계에서 사전 대응 전략 수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세 번째 세션에서는 광장 국제중재팀 파트너인 신정아 외국변호사 등이 패널로 참여하여 한국 및 외국 기업에서 주주, 이사, 이해관계자 간 분쟁사례를 중심으로 사내변호사를 위한 계약설계 및 분쟁예방 관련 실무 대응방안을 제시했다. 신 변호사는 주주간 계약(Shareholders Agreement) 내 Deadlock 조항의 부재가 수년간 중재로 이어진 사례를 들며, 풋옵션 조항에는 평가사 지명 실패 시 적용되는 대체 절차를 반드시 규정하고, Exit 조건, 평가 기준일 등 세부사항도 구체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네 번째 세션에서는 암호화폐 자산 추적, AI 기반 디지털 사기, 사이버보안 리스크 등을 중심으로 기술분쟁의 실무 쟁점을 조명했다. NFT/SBT를 활용한 송달, 글로벌 자산 회수 전략, Deepfake 범죄 대응 등 최신 이슈를 다루며, 법무팀의 보안 감수성 제고 필요성이 강조되었다.
이번 포럼은 단순한 제도 소개를 넘어, 국제계약과 분쟁을 실질적으로 다루는 전문가들이 현장의 전략과 교훈을 공유하는 자리가 되었으며, 실무적으로 적용 가능한 지식과 인사이트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참가자들의 높은 만족을 이끌어냈다.
광장 국제분쟁그룹 관계자는 "이번 포럼은 전통적인 중재와 소송 이슈를 넘어, 글로벌 공급망과 조달규제, 초대형 개발사업의 리스크, 암호화폐 자산 추적, 생성형 AI와 IP 분쟁 등 다양한 분야의 시의성 있는 쟁점들을 짚은 자리였다"며 "앞으로도 빠르게 진화하는 산업·기술 환경 속에서 기업과 법무 실무자들이 글로벌 분쟁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실무 중심의 포럼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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