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7 대책 한달][르포] 규제 한달 만에 송파구 집값 반등... 현금부자만 '남몰래 웃음'

  • "현금 동원력 있는 '그들만의 리그'로 매수 수요 여전"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경 사진우주성 기자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경. [사진=우주성 기자]

“서울 아파트 거래가 급감했다고 해도 잠실의 희소성 있는 재건축 물량엔 대기 매수 수요가 쌓여 있어요. 이제는 현금 동원력 있는 ‘그들만의 리그’가 펼쳐지는 것이어서 대출을 아무리 조여도 결국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죠.”(송파구 잠실동 A 공인중개업소 관계자)
 
수도권 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묶은 6·27 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둔화되고 거래 과열 양상도 수그러지는 등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대출 규제가 정조준한 서울 주요 상급지의 경우 최근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일부 지역에선 상승폭을 더욱 키우는 등 대책 시행 1개월 만에 ‘약발’이 떨어지는 모습이 감지된다. 

27일 방문한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는 고강도 대출 규제 이후 한 달간 매매거래가 4건에 불과해 직전 한 달과 비교하면 거래량이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그러나 물량 자체가 희소해 일단 매물만 나오면 계약 체결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는 게 현지 부동산 업계의 설명이다. 
 
잠실주공5단지는 30개동 총 3930가구 규모로, 1990년대 중반부터 재건축을 추진해 온 사업장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전용면적 76.5㎡ 매물이 지난 11일 41억77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지난 6·27 대책 직후 같은 평형이 39억7700만원에 거래됐는데 규제 시행에도 실거래가가 2억원이 오르면서 해당 평형이 사상 첫 40억원대를 돌파한 것이다. 
 
송파구 장미 잠실아파트 전경 사진우주성 기자
송파구 장미 잠실아파트 전경. [사진=우주성 기자]


인근 재건축 추진 단지에서도 거래량 감소 속에서 신고가가 이어지고 있다. 신천동 ‘잠실 장미아파트’ 2차 단지의 경우, 이달 15일 전용면적 120㎡ 매물이 38억1000만원에 매매 거래돼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셋째주(21일 기준) 송파구 아파트 가격은 0.43% 상승해 전주(0.36%) 대비 상승폭이 확대됐다. 대출 규제 이후 3주간 상승폭이 둔화되다가 오름폭을 다시 키운 것이다. 상승폭이 확대되기는 서울 내 25개 자치구 중 유일하다. 

신천동 B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송파구 재건축 사업장의 경우 ‘마지막 강남’이라는 인식에 더해 압구정 등 최상급지에 비해 비교적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점에서 자금력이 있는 수요자들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며 “잠실 장미는 현재 28평 매입에도 현금으로만 24억원 이상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 르엘 공사 현장 전경 사진우주성 기자
송파구 '잠실 르엘' 공사 현장 전경. [사진=우주성 기자]

고가 아파트 매매 시장은 물론, 하반기 강남권의 ‘분양가 상한제’ 단지 등 주요 청약 시장에서도 현금 보유자들의 시장 주도 현상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8월 분양에 돌입할 예정인 송파구 ‘잠실 르엘’(잠실 미성크로바 재건축)의 분양가는 3.3㎡당 6000만원대 전후 수준에서 책정될 전망이다. 잠실동 C 중개업소 관계자는 “청약 당첨 시 30평대 기준으로 10억원 이상의 차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30평대만 해도 15억원을 현금으로 쥐고 있어야 해 결국 자금 동원이 가능한 현금 부자들을 중심으로 청약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상급지 등에서 상승폭이 커지는 사례가 2~3주 연속 이어지는 등 반등 추세가 짙어지면 전세대출 및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대한 추가 규제가 나올 수 있다”면서도 “다만 실수요자에 대한 파급력이 크고 다수의 시장은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어 당국 역시 신중히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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