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캄보디아 분쟁에 트럼프 나섰다…관세 카드로 휴전 압박

  • 트럼프 "양국 싸운다면 어느 쪽과도 협상 하고싶지 않아"

  • 태국 외교부 "휴전 협정 체결 동의"

  • 캄보디아,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가 제안한 휴전안 동의

  • 무력 충돌은 나흘째 지속

26일현지시간 태국 시사켓 국경 지역에서 태국군 병사들이 트럭에 탑승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태국 시사켓 국경 지역에서 태국군 병사들이 트럭에 탑승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지난주 발생한 태국과 캄보디아 간 무력 충돌이 격화 조짐을 보이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본격적으로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카드를 내세워 양국에 휴전을 압박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자신 소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태국과 캄보디아의 휴전을 중재하기 위해 양국 정상과 통화했다며 "양측은 즉시 만나 휴전, 그리고 궁극적으로 평화를 신속히 가능하게 하자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양국이 중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무역 협상을 중단하겠다는 방침도 분명히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에 내달 1일부터 각각 36%의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발송했다. 이에 태국과 캄보디아가 모두 미국과 협상을 통해 관세율을 낮추려 하는 상황에서 관세를 무기로 꺼내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교롭게도 우리는 현재 양국 모두와 무역 협상을 하고 있지만 양국이 싸운다면 어느 한 국가와도 협상을 타결하고 싶지 않다. 그리고 난 그들에게 그렇게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태국 외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휴전 대화 의사를 캄보디아 측에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캄보디아는 아직 정부 공식 입장이 나오지 않았지만,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올해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의장국인 말레이시아의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가 제안한 휴전안에 동의한다고 밝힌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에 따르면 양국의 분쟁은 국경 근처에 위치한 쁘레아비히어르 사원의 영유권 문제에서 비롯됐다. 10세기경 건립된 이 사원은 1904년 당시 프랑스가 식민 지배하던 캄보디아와 시암 왕국(현 태국) 간 국경 조약 당시 태국 영토로 표시됐다. 하지만 1907년 프랑스가 제작한 국경 지도에서는 측량 오류로 쁘레아비히어르 사원이 캄보디아 영토로 표시됐고, 태국은 당시 이 같은 오류를 발견하지 못하고 지도를 승인했다가 수십 년 뒤 오류를 발견했다.
 
태국은 이후에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다가 1954년 프랑스군 철수 이후 사원을 점령했다. 이에 캄보디아는 태국군 철수를 요구했고 태국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1959년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했다. ICJ는 1962년 판결에서 사원을 캄보디아 영토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고, 2011년에는 무력 충돌이 본격적인 전투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5월 말 태국 북동부 우본라차타니주 남위안 국경 지역에서 벌어진 교전으로 캄보디아 병사 1명이 사망하며 긴장이 고조됐고, 지난 24일부터는 전투기와 중화기까지 동원된 전면적 무력 충돌로 확대되면서 지금까지 민간인과 군인을 포함해 양국에서 총 33명이 사망하고 130여명이 부상당했다.

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나흘째 무력충돌을 이어갔다. 캄보디아 국방부는 이날 오전 태국군이 국경 지역 여러 지점에 포격과 지상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으며, 태국군도 캄보디아군이 민가를 포함한 여러 지역에 포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현재 국경을 따라 교전이 격화되면서 약 16만 명의 주민이 피난길에 오른 상태다.

미국의 동맹인 태국과 친중 국가인 캄보디아 간의 충돌은 동남아에서 미·중 간의 대리전이 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선더버드 글로벌 경영대학원의 소팔 이어 조교수는 "이번 위기는 동남아에서 미국과 중국의 영향력을 가늠하는 중대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고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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