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일 외교가 등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한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구리에 대해 기존대로 50% 관세를 부과한다. 이번 결정으로 국내 철강사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미 관세 협상을 통해 유럽연합(EU)처럼 쿼터제 도입을 기대했지만 현실은 관련 협상이 전무했기 때문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8월부터 해당 관세 조치가 현실화하면 국내 철강업계가 감당해야 할 부담 금액만 최소 2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은 한국 철강사의 최대 수출 시장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철강 제품의 대미 수출 비중은 1위(13.06%)로 △일본(11.45%) △중국(9.95%) △인도(8.01%) △멕시코(7.55%)를 앞섰다.
철강사의 대미 수출 타격은 이미 실적으로 드러난다. 포스코홀딩스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17조5600억원, 영업이익 61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5.1%, 18.7% 감소한 수치다. 현대제철 역시 2분기 매출(별도 기준)은 4조68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감소했다. 영업손실도 75억원으로 적자로 전환됐다.
철강업계는 우선 자동차용 강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 수출에 주력하고, 수출국 다변화 전략 등을 세워 수익성 방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들 기업은 미국 정부와 추가 협상, 정책적인 지원도 호소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한·미 관세 협상에 철강 관련 논의가 언급조차 되지 않은 점은 실망스럽다"며 "하반기부터 미국발 관세 타격이 본격화되는 만큼 정부가 업계 부담을 낮추기 위해 미국 정부와 추가 협상에 나서고 전기료 감면 등 현실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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