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6일(현지시간) 케냐 나이로비국립대에서 열린 세계코리아포럼에서 "지난 6년간 남북 관계는 민간 접촉마저 '제로'가 될 정도로 단절됐다. 이같은 완전한 관계 단절을 하루 속히 끝내는 것이 새 정부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줌영상으로 진행된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의 현재 대남 적대시 두 국가 정책도 결국 변화할 것이라고 내다보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 나이지리아 교수가 역사적으로 독일과 이탈리아의 통일을 보더라도 통일은 어렵다면서 '북한 주민이 통일을 어떻게 보냐'는 질문을 하자 "북한이 두 민족 두 국가를 주장해도 주민들은 1300년을 같이 산 우리를 이민족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원효 대사의 '불일불이(不一不二·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니다)' 사상을 들며 남북 관계도 두 국가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북·미 대화 수요가 여전히 있다면서 비록 북한이 러시아를 '뒷배'로 여겨도 안보 우려가 있다는 점을 트럼프 정권이 활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지난 2018년 6월 12일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싱가포르 합의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 사이에도 유지됐다면서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체제 구축 등 4대 합의 사항이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 장관은 최근 대북 민간 접촉 허용, 대북 방송 확성기 철거 등 일련의 조치를 한 데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4년 전 북한 지도자가 강한 것에는 강한 것으로, 선한 것에는 선한 것으로 대한다는 원칙을 말한 바 있다"면서 "우선 '선 대 선'으로 우리가 먼저 일방적 조치를 했고, 북한도 소음 확성기와 대남 방송 차단 등 작은 조치로 응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남북 간 신뢰를 쌓고 다시 화해 협력을 하기 위해선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념과 진영에 따라 냉탕과 온탕을 오간 정책 일관성의 상실이 컸다면서 "일관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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