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연봉 1.2억 받는데...금융노조, 주 4.5일제 걸고 총파업 예고

  • 사 측과 협상 결렬되자 릴레이 1인 시위 중

  • 주 4.5일제 도입되면 소비자 불편 불가피

사진금융노조
감형선 금융노조 위원장이 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에서 주 4.5일제 도입과 관련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금융노조]

은행권 노동조합 상급단체인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주 4.5일제 도입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했다. 사용자 측과 교섭이 결렬되자 강경 수위를 끌어올려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평균 연봉이 1억원을 웃도는 은행원이 고객 불편을 미뤄두고 업무시간을 줄이려는 행태에 대해 금융 소비자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지난 4일 전국 은행 본점과 금융 공공기관, 주요 지하철역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시작했다. 투쟁 강도를 이달 말까지 단계적으로 높여 9월 1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9월 26일엔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김형선 금융노조 위원장은 "2002년 주 5일제 도입이 가능한 산업부터 시작해 확산된 것처럼 금융업이 먼저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며 "금융노조가 이번에 (주 4.5일제 도입의) 마중물을 만들면 대한민국 전체가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2019년부터 주 4일 근무제 도입을 추진해온 금융노조는 2024년부터 과도기적 성격인 주 4.5일제를 주요 의제로 설정한 상황이다. 금요일 근무를 기존 8시간에서 오전 4시간만 근무하는 방식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사용자 측은 법적·제도적 정비가 선행돼야 한다는 보수적인 입장이다. 정부가 올 하반기 근로시간 제도 개편 논의를 예고하고 있어 아직은 도입이 시기상조라고 봤다.

문제는 노사 갈등으로 애꿎은 소비자만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은행 점포가 빠르게 사라지는 추세인데 근무시간까지 단축되면 소비자 불편은 불가피하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영업 환경을 더욱 고객 친화적으로 조성하면 금요일 오후 공백도 충분히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회적 시선도 곱지 않다. 각 은행이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184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억1628만원) 대비 200만원 이상 늘어난 금액이다. 은행별로는 △하나은행 1억2061만원 △KB국민은행 1억2000만원 △신한은행 1억1900만원 △우리은행 1억1400만원 순이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정치권 기조를 살펴보면 주 4.5일제가 먼 미래 이야기만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임금 하락 없는 근무시간 단축은 실질적으로 임금 인상인데 이에 대한 해결책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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