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미국 증시를 강타한 고용 쇼크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일자리 감소가 지목됐다. AI 에이전트의 본격적인 도입으로 기술직뿐 아니라 전 산업 분야에서 대규모 해고가 발생하고 있다. 반면 일자리 창출 효과는 미미해 글로벌 고용 시장에서 대규모 해고 사태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7일 미국의 퇴직자 전직 지원 및 재취업 컨설팅 전문 기업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AI 도입으로 인한 직접적인 해고 건수는 1만375건으로 집계됐다. 기업들이 AI 에이전트를 도입하면서 단순 반복 업무와 사무·초급 기술직에서 대규모 감원을 단행한 것이 고용쇼크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AI는 △경제적 불확실성 △정책 리스크 △기업의 비용 절감 △노동 시장 참여 감소와 함께 미국 일자리 감소의 5대 원인으로 부상했다.
AI로 인해 일자리 자체가 사라진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이후 AI로 인해 일자리가 약 2만7000개 사라졌다.
신규 채용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1년간 미국의 신입사원 채용은 전년 대비 15% 줄었다. 반면 AI 기술을 요구하는 채용 공고는 2023년부터 올해까지 400% 증가했다.
해고 건수는 증가했지만 AI 발전에 따른 신규 일자리 창출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 체계적인 집계는 없지만 주요 컨설팅 기업들은 AI 개발자 채용이 늘어난 것 외에 신규 일자리가 기존 일자리 감소를 상쇄하지 못한다고 분석한다.
이에 대해 모 가우닷 전 구글 혁신연구소 최고사업책임자(CBO)는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AI가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주장은 헛소리”라며 “AI는 CEO를 포함한 모든 직무에서 인간을 능가할 것이며, 무능한 CEO 대부분이 대체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AI 에이전트 도입이 가속화되면서 일자리 감축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CB인사이츠가 지난해 말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 63%가 AI 에이전트 도입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캡제미니 보고서에 따르면 50~60% 이상 기업이 AI 에이전트를 부분적 또는 전면적으로 도입하고 있으며 매출 100억 달러 이상인 대기업 중 45%가 이미 AI 에이전트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한편 세계경제포럼(WEF)은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약 9200만개 일자리가 AI 기술 발전으로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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