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의 한입유통] 한강버스 타고 뜨는 '한강뷰' 마케팅…식품업계도 가세

  • 라면 3사 체험 부스부터 외식 브랜드 상설 매장까지

  • 식품업계, 한강 접근성 상승에 맞춰 수요 선점 나서

농심 너구리의 라면가게 내부 모습 사진농심
서울 영등포구 농심 '너구리의 라면가게' 내부 모습 [사진=농심]

'한강버스'가 시범 운행에 돌입하면서 식품업계의 마케팅 전장이 서울 한강 선착장 일대로 확대되고 있다. 농심·삼양·오뚜기 등 라면 3사는 물론 BBQ·스타벅스 등 외식 브랜드까지 앞다퉈 '한강 뷰' 매장 개점에 나서며 여름철 핫플 선점 경쟁에 불을 붙였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인 건 라면업계다. 삼양식품은 지난 7월부터 여의도 한강수영장에 대형 홍보 부스를 열고, 신제품 '탱글'을 비롯해 '불닭'·'맵탱' 등 주요 제품을 전면에 내세운 체험형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스텝퍼 펀치, 순간 타이머 맞추기, 에어볼 잡기 등 간단한 게임과 포토존으로 꾸며진 부스는 현장 관람객들의 높은 참여율을 이끌어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한강수영장이라는 여름철 대표 공간에서 브랜드 감성과 시원한 추억을 함께 전달하는 경험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오뚜기가 운영 중인 한강버스 압구정 선착장 내 '해피냠냠 라면가게'에서 조리된 진라면 [사진=오뚜기]
오뚜기가 운영 중인 서울 강남구 한강버스 압구정선착장 내 '해피냠냠 라면가게'에서 조리된 진라면 [사진=오뚜기]

오뚜기는 '한강 위의 라면집' 콘셉트로 '해피냠냠 라면가게'를 열었다. 압구정·뚝섬선착장 건물 내에 마련된 이 공간은 1층 편의점에서 오뚜기 라면을 구입한 뒤 2층에서 직접 끓여 한강뷰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형 매장이다. 오뚜기 측은 "일상적인 라면 문화를 색다르게 재해석한 공간"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여의도·잠실선착장에 '너구리의 라면가게'를 마련했다. CU 편의점과 연계한 조리 공간으로, 동화책 속 라면가게를 그대로 재현한 듯한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너구리 캐릭터 포토존과 컵라면 모양 테이블 등이 조성돼 브랜드 몰입도를 높였고,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K-라면을 대표하는 체험 코스로 주목받고 있다.
 
BBQ 한강버스 잠실선착장점 전경 사진BBQ
서울 송파구 BBQ 한강버스 잠실선착장점 전경 [사진=BBQ]

한강버스 선착장을 기반으로 한 상설 매장도 속속 들어서고 있다. 제너시스BBQ는 최근 한강버스 잠실·여의도선착장에 각각 약 165m²(50평) 규모의 BBQ 매장을 열었다. 매장에는 '황금올리브 치킨'을 비롯한 대표 메뉴는 물론, 테이크아웃 전용 '뻥치' 메뉴와 피자 세트까지 갖춰 도심 속 피서지 수요를 정조준했다. BBQ는 망원·압구정·뚝섬 선착장에 추가로 매장을 낼 계획이다.

스타벅스도 뚝섬과 여의도 선착장 인근에 색다른 콘셉트 매장을 선보였다. '여의도한강공원점'은 크루즈 콘셉트를 적용한 3층 매장으로, 전면 통창을 통해 윤슬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뚝섬한강공원점'은 1970년대 미국 커피 하우스를 연상시키는 인테리어로 이색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스타벅스는 이들 매장에서 한정 칵테일과 수제 맥주를 제공해 소비자들에게 '도심 속 바캉스' 경험을 제안하고 있다.
 
서울시의 수상버스 ‘한강버스’ 사진서울시 제공
서울시 수상버스 '한강버스' [사진=서울시]

이런 움직임은 한강버스를 중심으로 한 접근성 개선과 유동 인구 증가가 맞물린 결과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한강공원 이용객 수는 4688만여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33.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일평균 방문객 수는 25만9000명에 달했다. 여름철 수영장과 물놀이장 개장, '차 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 등 서울시 주도의 프로그램이 이용객 유입에 주효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서울시는 9월부터 한강버스를 정식 도입할 예정이다. 한강버스는 마곡부터 잠실까지 총 7개 선착장을 오가는 수상 대중교통 수단으로, 현재 시범 서비스 중이다. 선착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연계 버스도 속속 도입되고 있다.

업계에선 수상 교통망 확대 등으로 한강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배달 음식이나 간편식을 비롯해 한강 인근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식음료(F&B) 수요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특성 덕분에 테이크아웃 중심의 식음료 브랜드에 안정적인 매출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한강은 단순 유원지가 아닌 브랜드가 소비자와 직접 접촉할 수 있는 도심 속 실험 공간"이라며 "유동인구와 뷰, 트렌드를 모두 갖춘 한강 선착장이 새로운 소비 거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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