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양천구 목동 7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6·27 대출 규제 여파로 서울 핵심 지역 아파트에서도 하락 거래가 나타나는 반면, 재건축 사업에 속도가 붙은 여의도·목동 등 주요 단지는 거래량 감소 속에서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2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영등포구 당산동 유원제일2차 전용면적 84㎡는 지난 2일 17억 60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대출 규제 전인 5월 같은 평형대에서 거래된 직전 신고가(16억 3500만원)에서 1억 2500만원이 올랐다.
유원제일2차는 703가구를 짓는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으로, 당산역 초역세권에 한강 접근성도 갖춰 알짜 단지로 주목받았다. 1차 현장설명회에는 5개 건설사가 참여했고, 최근 시공사 선정 입찰에 대우건설이 단독으로 참여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영등포구의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6월 649건에서 6·27 대출 규제 이후인 지난 7월에는 210건으로 급감했지만, 재건축 사업에 속도가 붙은 단지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는 등 대출 규제 후폭풍에서 비켜있는 모습이다.
여의도동 광장아파트 전용 117㎡는 이달 22일 35억원에 손바뀜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같은 단지에서 전용 183㎡가 지난달 31일 41억원 5000만원에 거래된 데 이어 이달에도 신고가 계약이 나온 것이다. 이 일대는 광장·삼익을 비롯해 삼부·은하·목화아파트 등이 올해 정비계획 수립을 앞두고 있다. 재건축 후발주자인 시범아파트에서도 전용 79㎡가 지난달 30일 28억 7000만원에 각각 손바뀜 하는 등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여의도동에 위치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7월 들어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관망세에 들어갔지만 아직 재건축을 노리고 ‘몸테크’를 감수하려는 대기 수요가 있다"며 "재건축 단지의 경우 하락 거래가 드물고 간혹 성사된 계약은 모두 신고가가 나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재건축 14개 단지가 연내 모두 정비구역 지정을 목표로 하는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목동 12단지에서는 이달 11일 전용 53㎡ 매물이 18억 2000만원에 손바뀜하면서 신고가를 썼다. 한달 전인 지난달 14일 17억 9000만원의 신고가 거래에서 또다시 3000만원이 올랐다. 목동 신시가지 1단지에서는 전용면적 154㎡가 지난달 12일 35억 90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같은 달 4일 신고가(35억 7500만원)를 쓴 지 열흘도 채 안돼 신고가가 이어졌다. 목동 4·8·9·10·12·13·14단지는 정비구역 지정이 고시됐고 1·2·3·11단지는 추석 전까지 지정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양천구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6월 571건이었다가 7월 190건까지 떨어졌다. 이 중 목동 1~14단지에서 67건 거래가 나왔다. 인근 단지인 목동 힐스테이트(1081가구)에서 7월 한달 간 거래가 한 건도 없었던 것과 대비된다.
다만 지난달 23일 유엔 산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고도제한 발표가 변수로 떠올랐다. 규제에 포함되지 않았던 양천구 목동까지 고도제한에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개정안이 2030년부터 전면 시행되는 만큼 각 단지는 층수 등 설계안 인허가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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