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목걸이를 줬다고 자수한 서희건설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이봉관 회장의 과거 이력에 대한 누리꾼들의 관심이 뜨겁다.
민중기 특검이 이끄는 김건희 특검팀은 지난 12일 김 여사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종료된 뒤 브리핑을 통해 "전날(11일) 뇌물공여 혐의로 서희건설을 압수수색했다"며 "서희건설 측은 윤 전 대통령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당시 김 여사가 착용한 반클리프앤아펠 목걸이를 교부한 사실을 인정하는 취지의 자수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일명 '나토 순방 목걸이'는 김 여사 혐의를 입증할 중요한 물건으로 떠올랐다. 앞서 해당 목걸이가 재산 신고 내역에서 고의로 누락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고, 최근에는 뇌물 의혹으로까지 번졌다.
서희건설은 지난 2022년 대선과 관련해서도 논란이 일었다. 윤 전 대통령 비공식 선거 운동 조직으로 알려진 '양재동 캠프'가 서희건설 건물 내부에 마련됐다는 이유였다. 양재동 캠프는 청탁 의혹을 받는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여사 구속에도 이 회장의 자수서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상황이다. 이 회장은 특검팀에 "2022년 대선 직후 아크로비스타 식당에서 김 여사를 직접 만나 윤 전 대통령 당선 축하와 함께 목걸이를 선물했다. 사위가 윤석열 정부에서 일할 기회를 알아봐 달라고 했다"는 자수서를 제출했다. 이 회장의 맏사위인 박성근 변호사는 검사 출신으로 윤석열 정부에서 국무총리실 비서실장으로 근무했다.
또한 서희건설 측은 지난해 계엄 직전 김 여사로부터 돌려받은 목걸이 진품도 특검에 냈다. 그러나 김 여사는 이날 영장심사에서 "반클리프 목걸이를 받았냐"는 정재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질문에 "받지 않았다"고 답변했고, 정 부장판사는 "심문 마치겠다"며 김 여사에게 추가 질문을 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이 회장의 이력을 조명하기 시작했다. 특히 이 회장이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인연이 깊은 것을 의아해 했다. 이 회장과 문 전 대통령은 경희대 동문 사이이며, 18대 대선을 위해 경희대 동문들이 문 전 대통령을 후원하기 위해 만든 단체 '문재인을 사랑하는 경희인 모임'에 몇 차례 참석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2012년 총선 당시에는 문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에 당선되자 직접 꽃다발을 전달해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러한 사실이 공개되자 누리꾼들 사이에선 "문 전 대통령 인맥이 윤 전 대통령에게 청탁한 것이 수상하다"는 반응과 "권력에 아부한 것일 뿐"이라는 의견이 대비를 이뤘다.
한편 이 회장은 1945년생으로 1970년 포항제철(포스코) 공채 2기로 입사해 직장 생활을 시작했고, 1983년 포항제철 운송사업을 담당하는 사업체 유성티엔에스 회장에 올랐다. 1994년에는 서희건설을 설립해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서희건설의 사명은 세 딸의 이름에서 따왔다. 셋을 뜻하는 경상도 사투리 '서이'와 딸들의 돌림자인 '희'의 합성어인 것으로 전해졌다. 세 딸 모두 서희건설에서 근무 중이며, 사위는 전부 법조인이다.
그는 외부 활동에도 적극적이었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경희대 총동문회 회장을 지냈고, 민주평통 자문위원, 경희비즈니스클럽 회장, 제29회 대한민국현대미술대전 대회장, 문화중·고총동문회 회장,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 부회장 등을 맡았다.
서희건설은 김 여사 관련 의혹으로 최근 주가가 급락했다. 시가총액은 이날 기준 3730억원이지만, 현재 거래정지 종목으로 지정된 상태다. 서희건설 주식 거래 정지 이유는 '현직 임원의 횡령·배임 혐의설'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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