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스스로 충전해 24시간 활약" 中 휴머노이드 '신질생산력' 현장

  • 中 휴머노이드 로봇 원조 유비테크 탐방기

  • 산업용 휴머노이드 로봇 특화…비야디 등 고객

  • "15kg 무게를 번쩍, 로봇끼리 협업도"

  • 지난해 10대 팔렸지만...올해 500대 판매 목표

  • 제조업 기반 탄탄…선전 로봇밸리 생태계 눈길

 
중국 광둥성 선전시 로봇밸리에 위치한 중국 휴머노이드로봇 기업 유비테크 본사 전시관 앞 사진배인선 기자
중국 광둥성 선전시 로봇밸리에 위치한 중국 휴머노이드로봇 기업 유비테크 본사 전시관 앞. [사진=배인선 기자]

176cm 성인 남성 키만한 휴머노이드 로봇 여럿이 협업해 자동차 도어 등 부품을 조립하고 품질을 검사하며 물건을 집어 나른다. AGV(무인운반차)에 실려온 15kg 무게의 적재함을 허리와 무릎을 구부려 거뜬히 들어서 선반에 차곡차곡 쌓는다. 밀리미터(㎜)급의 정밀도를 자랑하는 손은 마치 인간의 손의 움직임과 비슷하다. 작업 도중 배터리가 다 소모되면 스스로 충전소에 가서 3분 만에 배터리를 신속히 교체한 후 다시 복귀한다. 이렇게 휴머노이드 로봇들은 하루 24시간 일주일 내내 연중무휴로 작업이 가능하다.
 
車 공장 투입..."영원히 멈추지 않는 신질(新質) 생산력"
 
선전 로봇밸리 그래픽아주경제DB
선전 로봇밸리 [그래픽=아주경제DB]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기업 유비테크(유비쉬안, 중국명·優必選)가 7월 발표한 최신 모델 ‘워커 S2’가 중국 자동차 기업 지커의 스마트팩토리에서 실제 작업하는 현장의 모습이다.

지난 17일 중국 광둥성 선전에 소재한 유비테크 본사 전시관에 들어서자 대형 스크린 화면 영상으로 워커 S2의 실제 작업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영상은 “영원히 멈추지 않는 신질생산력(永不停止的新質生產力)”이라는 문구와 함께 끝이 났다. 신질생산력. 전통적 개념의 단순한 노동이 아닌 기술 혁신을 기반의 고효율·고품질의 생산력을 뜻한다.

유비테크의 워커S 시리즈 로봇은 지난해 고작 10대 팔리는데 그쳤다. 하지만 유비테크는 올 들어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세 속 판매 목표치를 500대로 높여잡았다. 내년에는 수천대 판매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 최초 휴머노이드 로봇 상장 1호기업인 유비테크 주가가 올 들어서만 갑절 넘게 뛴 배경이다. 
 
실제로 비야디 등 여러 자동차 공장 등으로부터 휴머노이드 로봇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유비테크는 워커 S2 발표 직후 상하이 전기차 업체 미이자동차로부터 9051만 위안(약 175억원) 규모의 로봇 공급 계약을 따낸 데 이어, 이달에 또 2억5000만 위안 규모의 휴머노이드 로봇 제품 및 솔루션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구매 계약을 체결하면 실제 공장 생산라인에서 고객의 맞춤형 수요에 맞춰 로봇을 생산한 후, 1년에서 1년 반 정도의 테스트 훈련을 거쳐 정식으로 투입된다. 

라오원이 유비테크 홍보 담당은 “특히 오늘날 젊은 청년들은 제약이 많은 공장에서 일하기보다는 음식 배달이나 택배 같은 비교적 자유로운 일을 하는 것을 선호한다”며 “최근 애플 아이폰17 출시로 폭스콘 같은 하청공장에서는 근로자들이 매일 밤샘 작업을 해야할 정도로 일이 힘들기 때문에 구인난에 맞닥뜨릴 수 밖에 없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결국엔 휴머노이드 로봇 수요가 늘어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대다수 자동차 제조공장은 로봇을 도입해 자동화 생산하고 있지만, 여전히 일부 작업은 사람이 해야 하며, 바로 이 일을  휴머노이드 로봇이 대체할 수 있다고 라오 씨는 말했다. 특히 워커S2의 장점은 휴머노이드 로봇끼리 상호 협업해서 능동적으로 임무를 완성할 수 있도록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주어진 분류 작업을 마친 로봇은 주변에 아직 일을 완성하지 못한 다른 로봇의 업무를 함께 완수할 수도 있는 것이다.
 
제조업 기반 탄탄…선전 로봇밸리 생태계 눈길
유비테크 기업 개요 자료아주경제DB
유비테크 기업 개요 [자료=아주경제DB]

유비테크는 사실상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의 ‘원조’로 불린다.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아버지'라 불리는 독일 유학파 저우젠(周劍) 회장이 창업한 유비테크는 오늘날 직원 2000명을 거느린 중견 기업으로 성장했다.

2012년부터 일찌감치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에 뛰어든 덕분에 로봇의 대뇌·소뇌 등 방면에서 종합적 연구 개발로 모션 제어, 센서, AI 소프트웨어 등 로봇 전 영역에 걸친 원천기술을 확보했다는 게 최대 경쟁력으로 꼽힌다. 유비테크는 지난해 매출의 약 36%를 연구·개발(R&D)에 쏟아부었다. 일부 칩을 제외한 나머지 유비테크 핵심 부품은 90% 이상을 국내에서 조달하고 있다.

중국 광둥성 선전의 탄탄한 제조업 인프라도 유비테크의 성장세를 뒷받침했다. 특히 유비테크가 소재한 선전시 난산구에는 약 10km 길이의 '로봇밸리'가 자연스럽게 조성돼 중국 로봇기술 혁신 발원지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유비테크를 비롯해 두봇(웨장·越疆), 로봇 라이더 및 인지 솔루션 기업 로보센스(쑤텅쥐촹·速騰聚創), 엔진AI(중칭·众擎)를 비롯해 서빙 로봇 전문 기업 푸두테크(普渡科技), 로봇 청소기 전문기업 나르왈(윈징·雲鯨) 등  업스트림부터 다운스트림 기업까지 모여 있는 이 산업단지 자체가 로봇공급망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선전대학, 남방과기대학, 하얼빈공대 선전캠퍼스 등 고급 이공계 인재를 배출하는 대학 캠퍼스가 이곳에 밀집해 있는 것은 물론, 중국과학원 선전선전기술연구원, 국가 슈퍼컴퓨팅(선전)중심과 각종 창업혁신 인큐베이터 등이  몰려있다. 연구-개발-상용화-재투자-인재 육성의 선순환 구조 속 산학연 협동이 활발하게 이뤄져 중국의 대표적인 로봇 혁신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올해 선전시가 ‘체화지능형 로봇(휴머노이드 로봇)산업 발전 행동 계획’을 발표해 2027년까지 수천 개의 관련 기업을 육성하고 1000억 위안 규모의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할 것을 제안하는 등 정책 지원도 현지 로봇 생태계 발전에 든든한 뒷받침이 됐다. 현재 선전 로봇밸리에는 200개 넘는 로봇기업이 모여 있으며, 지난해 총생산액은 400억 위안을 돌파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