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18일 3년 만에 인도를 찾았다. 미국발(發) 관세전쟁 속 중국과 인도는 내달 정상회담도 개최할 예정인 가운데 양국 관계 개선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왕 부장의 인도 방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지난 2022년 3월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중국-인도 국경문제 특별대표인 왕 부장은 오는 20일까지 인도에 머물며 제24차 양국 국경문제 특별대표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 핵심 의제는 히말라야 국경 분쟁 지역에 주둔한 양국 병력 감축 방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며 "이러한 조치는 양국 간 신뢰 회복에 있어 상당한 진전을 이루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인도 관계는 지난 2020년 히말라야 라다크 갈완계곡에서 군인 간 유혈 충돌이 발생한 뒤 급격하게 얼어붙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러시아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만나면서 관계 개선의 물꼬를 텄고, 인도는 올해 초 중국 국민을 위한 비자 발급 재개하고 중국은 인도 순례자들의 티베트 입국을 다시 허용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이유로 인도에 50% 관세 폭탄을 투하하면서 중국-인도 관계 개선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가장 최근에는 양국 간 직항 노선 재개 소식이 전해졌다. 중국과 인도는 이르면 다음 달부터 2020년 유혈충돌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중단됐던 양국 직항 여객기 운항을 재개할 계획이며 내달 시 주석과 모디 총리 간 정상회담 직후 관련 발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모디 총리는 8월 말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참석차 7년 만에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사실 양국은 지난 1월 이미 여객기 운항 재개에 합의했다. 그러나 인도가 파키스탄과 충돌하고, 중국이 파키스탄을 지지하며 양국 관계가 다시 냉각됐고 후속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양국과 미국 간 관세 갈등이 격화한 이후 합의에 진전이 있었던 모습이다. 반면 인도 국영 항공사인 에어인디아는 최근 운영상의 이유를 들며 다음달 부터 인도발 워싱턴 D.C.행 직항 노선을 중단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편 중국과 인도가 관계 개선을 위해 적극 나서면서 인도 증시 내 중국-인도 관계 개선 수혜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양국 간 직항편 운항 소식이 전해지면서 인도 최대 항공사 인디고의 모회사인 인터글로브 에비에이션은 지난주 4%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수혜주 중 하나로 여행주를 꼽고 있다. 글로벌 자산 운용사인 파인트리 매크로의 리테시 자인 설립자는 "(직항편 운항 재개는) 관계 개선을 위한 상징적이면서도 실질적인 조치가 될 것"이라면서 "더욱 원활한 비즈니스와 관광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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